나에게 상놈새끼라고 말한 그놈도 누군가의 아버지이고, 나에게 똘빡이라 말하며 상머리에서 일어나던 그놈도 누군가의 아버지이다.
나의 아버지도 누군가의 아들에게 상놈새끼, 개자식이라고 힘겹게, 또는 당당하게 뇌까리며 나를 먹여살렸으리라. 내가 빤 젖과 내가 씹은 쌀알 역시 이 악문 누군가의 아들이 있었기에 얻은 것이리라.
누구의 아버지도 아무의 아버지도 오늘도 열심히 욕설을 내뱉고 고함을 내지른다. 속으로 기도하며,
깊은 구렁 속에서 부르짖사오니,
주여! 내 자식은 이 구렁에서 구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