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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엽서시

네가 뭍에 있었다

by 엽서시

뭍으로 오르던 때를 기억한다.

물에서 나는 자맥질과 텀벙질과 헤암질과 물장구에 행복했다.

뭍에는 네가 있었다.

너는 그것을 기억하느냐.

따사로운 볕과 마른 바람이 매서운 거리에서,

나는 처음 돋은 듯 내 손으로 네 손을 맞잡았다.

내게 마음이 생겨나

우뭇가사리 같은 것이 그 것을 둘러쌌다.

두근거려 차마 건질 수도 없는 것.

그러나 너는 뭍에 있었다.

나는 거리에 내 마음을 가져간다.

따사로운 볕과 마른 바람이 있는 거리에.

나는 나의 말로 내 마음을 두른다.

나는 지금 나의 알을 보고 있다.

형태를 갖춘 나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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