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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엽서시

저녁이 다가오면 나는 삼겹살을 생각한다

by 엽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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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삼겹살을 생각하지 않기로 하자.

저녁이 다가오면 나는 늘 삼겹살을 생각한다.

아파트 단지 입구 백날천날 오늘이 돼지 잡은 날이라는 고깃집 때문은 아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꼭 한 두어 집씩 풍기는 고기냄새 때문도 아니다.

배가 미어지는 포식으로 오늘 하루를 포상하고플 뿐이다.

도축도 칼질도 항생제도 원산지 수입산 그 눈속임과 올랐다는 사료값, 올라있는 고기값도 생각하지 말자.

내 배의 비계와 기름도 생각지 말자.

다만 뿌듯한 식사를.

허겁지겁 걸신이 들린 식사와.

흐뭇한 비계를.

기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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