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삼겹살을 생각하지 않기로 하자.
저녁이 다가오면 나는 늘 삼겹살을 생각한다.
아파트 단지 입구 백날천날 오늘이 돼지 잡은 날이라는 고깃집 때문은 아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꼭 한 두어 집씩 풍기는 고기냄새 때문도 아니다.
배가 미어지는 포식으로 오늘 하루를 포상하고플 뿐이다.
도축도 칼질도 항생제도 원산지 수입산 그 눈속임과 올랐다는 사료값, 올라있는 고기값도 생각하지 말자.
내 배의 비계와 기름도 생각지 말자.
다만 뿌듯한 식사를.
허겁지겁 걸신이 들린 식사와.
흐뭇한 비계를.
기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