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여치와 민어리여치는 먹은 것으로 입에서 실을 자아낸다. 그 실로 집을 만든다. 망갯잎 머위잎 칡잎 뽕잎으로 집을 만든다. 집을 만들고 새와 바람과 비를 피한다. 맨들맨들한 머리를 숨기고 잠에 빠진다.
어리여치야, 민어리여치야, 따지고 보면 나도 먹은 것으로 콘크리트, 아니 시멘트라도 만들어야겠지만 그저 똥구멍에서 똥을 지어낼 뿐이야. 망갯잎 머위잎 칡잎 뽕잎은 내 머리도 감추지 못해. 여리여리하여 나는 들판에, 벌판에, 길판에 누워자지도 못한다.
어쩌랴, 어찌하랴, 어쩌란 말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