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은 거들뿐
포기하면 그 순간이 바로 시합 종료예요.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난 지금입니다.
그래 난 정대만, 포기를 모르는 남자지
결혼을 조금 일찍 하고, 아이도 일찍 낳는다. 너무 늙으면 아들과 농구를 하기 힘들다. 적당한 시기에 농구공을 선물로 준다. 미니 농구대가 시시해진 아들을 위해 교외에 마당이 넓은 집을 산다.
농구대를 마당 한편에 설치하고 아들과 매일 농구를 한다. 농구가 끝난 후 난 맥주를 한 잔 하고 아들은 사이다를 한 잔 한다.
중학생이 된 아들은 처음으로 아빠를 이긴다. 엄마는 고기 파티를 명령하고, 아빠는 시무룩한 얼굴로 바비큐 장비를 꺼낸다. 아들이 대견하면서도, 내가 늙었냐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아들은 무럭무럭 자라 고등학생이 된다. 술은 아빠한테 배우는 거라며 곱창집에 데려간다. 아들에게 소주를 한 잔 따라준다.
부장 승진에 또 누락한다. 오늘 아빠랑 술 한 잔 할래? 치킨과 맥주를 앞에 놓고 아들에게 힘들다고 투정을 부려본다. 아들은 아무 말 없이 묵묵히 듣다가 나에게 한 마디 한다. 아빠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치킨이나 먹자.
'찐'이가 원망스러웠다.
너 때문이야.
너 때문에 내가 꿈꾸던 삶은
박살 나 버렸어.
나는 이제 진정한 '찐'이 아빠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