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진, <퇴사 말고 휴직>, YH Media, 2020.6.30
"여러분 전 기수에 최호진이라는 분이 있어요. 휴직을 하고 지리산 단식원으로 갔습니다. 포도만 먹으며 책을 쓰겠다는 열망을 다지고 있죠. 자기혁명캠프 MVP까지 거머쥐었는데요, 그가 왜 책을 쓰지 못하겠습니까. 반드시 책을 쓰게 될 거예요."
금융회사에 다니던 필자는 1년 반 동안 휴직을 했다. 휴직을 하며 변화한 자기 자신에 대해 써 내려갔다. 지리산 단식원을 찾아가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아이에게 소리 지르고 이성을 잃고 화를 내던 자신과 결별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결이 다른 에너지를 얻었다. 아이들과 70일 간 엄마 없이 여행을 떠났다.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고, 글쓰기 강의를 했다. 꾸준히 새벽 루틴을 실행했고, 도전하고 실패를 맛봤다.
휴직은 그에게 멈춤을 허락했고, 잠시 멈춘 그는 자기 자신을 바라볼 수 있었다. 자신이 변하니, 세상이 변했고, 그에게는 새로운 삶이 펼쳐졌다. 여러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었다. 이 책도 그 결과물 중 하나이다.
'내 콘텐츠 하나 없이 회사에 대한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존재가 되어버린 내가 싫었다.'
'내가 언제든 누구와도 대체 가능하다는 것은 내 삶의 에너지를 갉아먹어 버렸다.'
'휴직 후 한동안 나는 미친 듯이 열정을 쏟아 냈다. 새벽같이 일어나 달리기를 했고 몇 시간씩 공을 들여 글을 썼다.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주말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이들에게 화를 냈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통제 가능한 대상이 내 말을 듣지 않으니 분풀이를 해야 했던 것이다.'
한 발 늦었지만 난 멈추지 않고 계속 한 발을 내딛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