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98) 만일 당신이 ‘생각하는 자'를 발견했다면, 그것은 더 이상 ‘생각하는 자'가 아니라 ‘생각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자'라고 믿고 있는 실체가 사실은 현재 생각의 흐름 그 자체일 뿐이라는 점은 명백하다.
(p99) 당신이 지금 ‘나'라고 부르는 그 느낌을 간직한 채로, 그 ‘느낌'을 ‘느끼고 있는' ‘느끼는 자'를 찾아낼 수 있겠는가? 만일 그렇다면, 그 ‘느끼는 자'를 ‘느낄'수 있겠는가? 이 경우에도, 그것은 더 이상 ‘느끼는 자'가 아니라 또 다른 ‘느낌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생각하는 자가 그 생각과 하나이고, 맛보는 자가 그 맛과 하나이듯, 느끼는 자도 그 느낌 이외의 다른 무엇이 아니다. 현재의 느낌과 분리된 ‘느끼는 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결코 존재한 적이 없다.
켄 윌버, <무경계>, 정신세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