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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실한 베짱이 Apr 17. 2019

#25 꿈을 그려본다.(2/3)

[25주 차] '꿈 타령'은 이제 그만

언제까지 '꿈 타령'만 할 건가?

작년 10월 이후로 맨날 '꿈 타령'이다. 꿈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6개월 동안 꿈 이야기만 하고 있다. 이제 조금 피로하다. 무언가 실제적인 액션을 하고 싶다. 실행을 해서 성과가 나왔으면 좋겠다. 지친다.


물론 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내 인생에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이 사소한지 가려낼 재간이 없다. 사소한 건 과감히 투자를 줄인다. 필요 없는 대상은 찾아내어 제거한다. 그래야만 중요한 일에 집중하며 꿈을 향해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 그래야 하는데, 꿈과 목표가 없다면 그럴 수 없다. 제거해야 할 대상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대상을 찾았다 해도 진짜인지 확신이 생기지 않는다.


마지막 '꿈 타령'이길 빈다. 6개월 동안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거쳤다고 생각한다. 38년이라는 시간 동안 고작 6개월을 투자한 거다. 고작 10%의 시간을 활용해서 꿈을 찾아낸다면 남는 장사다.




이유가 충분해야 꿈을 이룰 수 있다.


목표는 당신을 목표 쪽으로 끌어당긴다. 목표를 더욱 잘 정의할수록, 더욱 잘 묘사할수록 목표는 당신을 더 강하게 끌어당긴다.

그것을 왜 원하는지 분명하고 납득할 만한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 항목을 '진정한 목표'가 아니라 '막연한 생각의 범주에 넣고 다른 것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짐 론, 드림리스트-


진정 내가 원하고 이루고 싶은 꿈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목표를 정의하고 묘사해보는 거다. 잘 정의하고 묘사할 수 있다면 그건 내 꿈이다. 그리고 충분한 이유를 적어 놓을 수 있다면,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꿈을 향해 달려갈 연료를 내 몸안에 가득 채울 수 있다.






1년 내에 이루고 싶은 목표 Best 4

Best 1. 작가

표지는 내가 좋아하는 흰색이 베이스다. 모던하고 깔끔한 디자인이 매력적이다. 크기는 A5 사이즈고 들고 다니기 힘든 양장본이 아닌 문고판으로 출간했다. 주제는 퇴사와 변화다. 변화를 결심하고 퇴사를 준비하면서 벌어졌던 일을 담담히 써내려 간다. 또한 퇴사할 생각으로 일하면서 생기는 회사와 가정에서의 변화를 담았다.


출간한 책을 내가 지금껏 만났던 회사 동료, 상사, 후배에게 나누어 준다. 친한 동료에게는 10권씩 사라고 농담을 건넨다.


출간한 책을 집에 꽂아 놓고 아내, 아이들과 바라본다. '이게 내가 쓴 책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난 이제 작가가 된 건가?'라는 조금은 섣부른 질문도 해본다. 큰 딸은 책을 바라보며 ‘아빠 정말 멋지다!’라고 나에게 말하곤 친구들에게 자랑을 해야겠다며 책을 들고나간다. 


나는 내 이야기, 생각들을 풀어내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남에게 전달하고 그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이 좋다. '글'은 내 꿈을 실현할 첫 번째 단계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내 생각을 전달하고 그중 단 한 명이라도 내 생각에 공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나는 흩어져 있는 생각들을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잘한다. 책을 쓴다는 건 이러한 내 성격과 능력에 아주 부합한다. 드디어 내가 해야 할 일을 찾았다. 좋아하면서 잘하는 일을 찾았다. 여기에 부가적으로 보상이 따라올 것이다. 꾸준히 한 분야에 몰입하다 보면 전문가가 된다. 그럼 자연스럽게 돈과 권력이라는 놈이 따라온다. 난 절대 돈을 좇지 않는다. 드디어 내가 가진 지식과 기술을 생산수단으로 만들었다. 돈과 권은 이제 날 따라올 것이다.


 

Best 2. 작곡가

햇살이 비치는 거리를 걷다 갑자기 멜로디 라인이 하나 떠오른다. 잊을까 두려워 허밍으로 스마트폰에 재빨리 녹음을 한다. 집으로 돌아와 작곡 프로그램을 켜고 멜로디를 하나씩 복원한다. 이렇게 하다 보니 노래가 하나 완성되었다.


예전에 써놨던 가사를 뒤적거리다 딱 맞는 가사를 하나 찾았다. '삼십팔 살 아빠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 그래! 이 멜로디와 딱이다. 이 곡에 이 가사를 붙이자. 가사와 멜로디를 합치는 과정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녹음실을 하나 섭외했다. 2시간에 10만 원 하는 녹음실이라 시설이 좋지 못하지만 뭐… 내가 시설을 따질 실력인가? 노래를 하나 만들어 내 목소리로 녹음을 한다는 게 어디냐. 1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이 어려운 걸 내가 드디어 해냈다.


처음 해보는 일이지만 내 감정과 생각을 멜로디로, 소리로 표현한다는 것이 너무나 매력적이다. 다른 사람이 만든, 다른 사람이 불렀던 노래만 계속 불렀다. 물론 그것도 매우 매력적이지만 내 목소리에 맞는 노래를 나 스스로 만들어 부르는 거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제 겨우겨우 한 곡 만들어 녹음을 마치고 페이스 북과 블로그에 올렸다. 페친들과 이웃들이 난리다. 언제 이런 걸 만들었냐며 댓글이 폭주한다. 이 기세를 몰아 멜론에도 올리고, 작곡가 협회에도 등록하고, 노래방에도 내 노래가 등록되는 날을 기다린다. 그리고 노래방에 가서 내 노래를 부르는 그 날! 나에게 술을 한 잔 주마! 축배를 들자!

 


Best 3. 부동산 첫 물건 구매

누군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현금흐름을 만들어 내는 방법으로 부동산 만한 게 없어요. 우리 가족은 부동산을 '유령이'라고 부르는데, 내가 회사에 있을 때도, 집에서 아이들과 놀고 있을 때도 내 대신 일하면서 나한테 돈을 만들어 준다니까!"


내가 회사에 있건, 집에 있건, 글을 쓰건, 운동을 하던, 아내와 맛있는 점심을 먹던 우리 가족을 위해 '유령'이 돈을 만들어 준다면 얼마나 멋진가?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일주일에 2일 일하고 5일간의 자유시간을 갖는 꿈. 그 자유시간을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곡을 쓰고 노래를 부르며 지낼 수 있다.


허황된 꿈이 절대 아니다. '부의 추월차선'에서 드마코는 이렇게 말했다. "부는 한 순간 이루어진다. 그러나 부는 결과가 아니다. 수없이 반복된 과정을 통해 단번에 나에게 오는 것이다." 부를 얻는 이 과정의 시작이 나에겐 바로 부동산 첫 물건 구매다


부동산 기초 과정을 수강하고, 관련된 책을 10권 이상 읽는다. 지역을 물색하고 공부하고, 첫 물건을 찾아내 투자한다. 그리고 첫 임대료가 내 통장에 찍히는 그 순간. 난 환호성을 지른다. 내 꿈을 향해 크게 한 발 내디뎠다. 난 승리했다.


아내에게 전화를 건다. "오늘 임대료 들어왔다. 치킨 사간다. 한 마리 NO NO 두 마리!"

 


Best 4. 퇴직

2019.10.31이 내 퇴사일이다. 작년 10월에 그렇게 정했다. 난 그날 퇴사한다.


2019.9월이 되면 난 약간은 멋쩍은 얼굴로 팀장에게 다가간다.


나: 저... 잠시 면담 좀...
팀장: 왜? 무슨 일이야?
나: 잠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팀장: 이야기해봐.
나: 저 퇴사하겠습니다.
팀장: (당황한 듯)............ 왜? 다른 회사에서 오래?
나: 아니요.
팀장: 그럼 왜?
나: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기로 했습니다. 회사보다 저에게 훨씬 더 소중한 존재거든요. 제 소중한 시간을 사소한 일에 더 이상 투자할 수는 없습니다. 팀장님께서도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벗어나세요.


새벽 4시 30분. 진동 알람 소리에 일어난다. 아침 루틴을 하고 아이들을 깨운다. 아이들은 학교에 갔지만 난 여전히 집에 있다. 회사를 가지 않는다. 사람이 붐비는 지하철을 매일 탔던 지난날이 떠오른다. 슬며시 미소가 떠오른다. 아저씨의 땀냄새나 아가씨의 코를 찌르는 화장품 냄새를 강제로 맡을 필요가 없어졌다.


점심은 아내와 함께 항상 2시에 먹는다. 붐비는 식당을 가지 않아도 된다. 좋은 레스토랑의 메뉴를 점심 가격으로 항상 먹을 수 있다. 일주일에 한 번은 테라스가 있는 식당에서 꼭 맥주를 한잔 한다.


내년엔 퇴직 후 처음으로 미니 은퇴를 한다.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서 2달간 머무를 예정이다. 아이들도 함께 간다. 아이들은 벌써부터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1년 후의 내 모습을 상상하니 웃음이 떠나가질 않는다.


3년 후에 난 어떤 모습일까.

다음 주에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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