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실한 베짱이 Apr 26. 2023

저녁 건너뛰기가 좋은 이유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 저녁을 먹지 않았다.


또 저녁 이야기냐? 속으로 이런 생각했을 거다. 나도 똑같은 생각을 했으니까. 근데 왜 또 저녁이야기를 하느냐. 저녁을 먹지 않는 게 참 힘들다. 그래서 여기서 이야기라도 하면 오늘도 저녁을 잘 건너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몇 자 적어본다. 지금부터는 저녁을 먹지 않는 것에 대한 완전 두서없는 이야기를 의식의 흐름대로 적어볼 거다. 정보 따위는 찾아볼 수 없으니 읽기 싫으면 여기서 그만두는 것이 좋겠다.


저녁을 건너뛰니까 확실한 건 살이 빠진다는 거다. 안 먹으니 살이 빠지겠지. 그래. 맞다. 그런데 아침 건너뛰기를 오랫동안 했지만 이렇게 드라마틱하게 살이 빠지지는 않았다. 82kg에서 4일간 저녁을 먹지 않았더니 3kg이 빠졌다. 아침 점심을 샐러드만 먹은 거 아니냐고? 아니다. 오히려 보상심리로 더 먹었다. 금토 야무지게 먹었더니 다시 80kg이 되더라. 근데 일월화 3일 저녁 안 먹었더니 78kg이 되었다. 아침을 건너뛰기를 한 달 동안 했지만 살은 빠지지 않았고, 오히려 점심, 저녁을 많이 먹는 경향이 있더라.


아침을 안 먹었으니 많이 먹어도 될 거야... 뭐 이따위 심리였던 듯하다.


저녁을 조금만 먹어야지라는 생각을 수 차례 했다. 그런데 단 한 번도 지켜진 적은 없다. 그래! 딱 두무 한 모만 먹는 거야,라고 결심하고 한 모를 참기름-간장 소스에 찍어먹는 순간 이미 난 부침개를 부치고 있었다. 근데, 아예 저녁을 안 먹는 건 쉽더라. 지금 뭐라도 하나라도 집어 먹으면 난 라면을 끓이고 있을지도 몰라. 이런 느낌이랄까.


내일 아침에 라면을 끓일 거야, 짜파게티도 같이 끓이고, 비빔밥에 김치전까지 먹자. 그래. 내일 아침에 정말 성대하게 먹는 거야. 참았다 먹으면 얼마나 맛있겠어. 이렇게 날 다독이면 잠이 든다. 아침에 일어나면 정말 신기할 정도로 식욕이 사라져 있다. 라면? 생각도 안 난다. 아무거나 먹어도 된다.


가짜 식욕과 진짜 식욕이 있다더라. ChatGPT에게 물어봤다.


가짜 식욕이었나 보다. 물론 저녁을 먹기 시작했을 때는 진짜 배가 고팠을 수도 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았던 듯도 하다. 꼬르륵 소리를 들어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


저녁을 참고 아침에 일어나면 진짜 식욕이 날 찾아온다. 특정한 음식이 당기지 않는다. 뭐든 먹으면 된다. 그럼 식욕이 채워진다. 물론 오늘 아침엔 김치볶음밥과 너구리를 먹었지만.


자! 오늘도 저녁을 잘 건너뛰어보자!


부석순이 부릅니다. 파이팅! 해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간헐적 단식을 하루 만에 실패한 아주 합리적인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