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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멈가 Mar 28. 2024

친구가 말로만 듣던 월 천만 원

친구 Y가 내게 100억을 벌겠다고 했을 때, 포부는 좋지만 힘들거라 생각했다.



고졸 출신,

300도 안되던 그의 월급,

너무 이른 결혼,

무자본 등



그가 100억을 벌기 어려운 현실적인 이유는 너무 많았다. 그럼에도 친구의 야심에 초 치고 싶진 않았다. 나는 그저 그를 지켜보았다.






회사에 인생을 바쳐 일하는 것을 미학으로 여기던 시대는 완전히 끝났다. 우리는 직장 생활만으로는 풍요로운 삶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SNS에는 그런 사람들을 타겟으로 월 천만 원을 벌 수 있다는 부수입 강의가 성행했다. 처음엔 솔깃했다.



문제는 너도나도 월 천, 월 천 거리는 탓에 피로도가 높아졌다. 게다가 강의를 듣고 실제로 월 천만 원의 소득을 올린 사람은 극히 적었다. 아니, 실제로 있는지조차  의문이었다.



이에 사람들은 환멸을 느낀 것 같다. 요즘 들어 성공 팔이라는 댓글이 심심치 않게 달리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런데 모두 거짓말은 아니었다. 실제로 한 달에 천만 원의 부수입을 낸 사람이 있었다. 그것도 아주 가까이에.





다시 친구 Y의 이야기.


그가 티스토리(구글 블로그)의 광고로 첫 부수입을 냈을 때, 나는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비록 푼돈이었지만, 본업 이외의 소득이 발생했다는 건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100억은 무리라 여겼다.



몇 달 후, 술자리에서 만난 Y는 조금 더 성장해 있었다. 그는 빠르게 블로그 수익을 낸 노하우를 전자책으로 써 크몽에서 판매한다고 했다. 지금은 익숙한 지식창업이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생소했다.



‘그게 돈이 될까?’


나의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그의 설명은 불필요했다. Y의 휴대폰은 연신 울리고 있었으니까. 그의 책이 판매될 때마다 알림이 왔다.



소비만 하는 나와 달리, Y는 술 마시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오고 있었다. 돈이란 노동과 맞바꾸는 것으로만 알았던 내겐 꽤 충격적이었다.



“잠자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오는 방법을 찾지 못하면,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한대.”


그가 술잔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그 말은 나도 익히 알고 있는 워런 버핏의 명언이었다. 알면서도 평범한 사람에겐 힘든 일이라 생각했다.



‘이 녀석 어쩌면, 진짜 100억을 벌 수도 있겠다.’


처음으로 가능성을 보았다.



그 뒤로 한동안 Y를 보지 못했다. 바쁘다는 이유로 모임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듣기로는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했다. 막 유튜브가 뜨기 시작할 때였다.



다시 몇 해가 지났고, 집들이에서 만난 Y는 달라 보였다. 피곤해 보이면서도 눈이 반짝였다. 월급과 유튜브 수익 그리고 컨설팅 비용을 합쳐, 마침내 월 천만 원을 넘겼다고 한다.



목표를 설정하고 공략법을 연구하고, 하나씩 실행해 나가는 모습이 게임하는 듯 보였다. 돌이켜 보면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그랬던 것 같다.



Y가 이제는 100억도 아닌, 500억을 벌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하나도 우습지 않았다. 앞으로는 또 어떤 전략으로 한계를 돌파해 나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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