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멈가 Mar 30. 2024

신입이가 울며 떠났다

3년 만에 들어온 신입이 심상치 않다 - 2편

https://brunch.co.kr/@mumga/127

↑↑심상치 않은 신입 직원 1편↑↑





세 달의 교육을 마치고, 신입이가 떠났다. 다음 달부터는 다른 센터에서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학회에서 종종 마주치겠지만 왠지 아쉽다.

처음 우리 팀에 왔을 때, 그녀의 독특함에 조금은 거부감이 든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가 점차 나와는 다른 성향에 호기심이 생겼고, 알게 모르게 정이 조금 들었나 보다. 

신입이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새 생기를 많이 잃었다. ‘역시 Z세대라 다르구나’했던 생각도 이제는 들지 않는다. 그녀는 빠르게 회사에 동화되었고, 이제 한 명의 사회인이 되었다.

말이 좋아 동화지, 나는 빛을 잃었다는 표현이 더 맞는다고 본다. 그녀는 말 수가 점차 줄어갔다. 누구에게 혼났는지 ‘뭔말알?’ 같은 줄임말도 더 이상 쓰지 않았다.

나 역시 처음엔 그 독특함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기에 할 말은 없지만, 이런 그녀의 변화가 반갑지만은 않다.

사회는 늘 사람을 보편화시킨다. 뛰어나면 누르고, 부족하면 올리고, 튀면 가둬두고, 소극적이면 적극성을 키우라 요구한다. 그 결과 직장인은 대개 비슷한 표정과 행동을 갖게 된다. 

톡톡 튀던 매력의 신입이가 우리와 비슷해지는 데까진 고작 삼 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아마도 임원들이 이 모습을 본다면,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잘 적응했네!’

응, 잘 적응했지. 언제든 갈아 끼울 수 있는 니들 부품으로.

마지막 날, 신입이는 한 명 한 명에게 정성스러운 손편지와 네잎클로버를 선물했다. 나는 고마운 마음에 그녀의 어깨를 톡 치며 고생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신입이는 ‘아 왜 눈물이..’라며 급히 회사를 나섰다. 말뿐이 아니라 정말로 눈물을 흘리면서 떠나는 모습에 덩달아 우리도 가라앉았다.

그 모습을 본 팀장님이 말했다.

“허허, 아직 어리네. 앞으로 살면서 울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그럴지도 모르죠. 그런데 저는 신입이가 사회에 찌들지 않고, 이별에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사람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너 가면 이제 난 또 막내야. 도대체 언제 막내를 벗어날 수 있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친구가 말로만 듣던 월 천만 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