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세계에선 이런 사람이 이깁니다.
글쓰기에도 습관이 있다. 한동안 나는 글은 무조건 1,500자 이상 써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처음 글쓰기를 배울 때 들인 습관이다. 글자수가 충분히 채워지지 않아 글을 발행하지 않는 날이 많았다. 지금은 짧게라도 자주 발행하려 노력한다. 글자 수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책 한 권보다 단 한 문장이 더 큰 울림을 선사하기도 한다. 글이 긴데, 그 안에 담긴 인사이트가 부실하다면 그것만큼 나쁜 글도 없다. 애꿎은 독자의 시간만 빼앗는다.
반면, 짧은 글로 읽는 이에게 감명을 준다면 그거야말로 좋은 글이다. 짧은 글의 가장 큰 장점은, 독자가 각자의 상황에 대입하여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이는 부연 설명이 생략되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파멸당할 수 있을지언정 패배하지는 않는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문장이다. 이 문장이 사람들의 화두에 자주 오르는 이유는 생각할 거리를 주기 때문이다. 앞뒤 내용 다 빼고 보더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읽는 이마다 그 해석이 다르다. 독자는 글을 각자의 상황에 맞춰 이해한다. 글을 이렇게 자신에게 대입해 읽을 때 임펙트가 크다.
따라서 글의 분량은 크게 의미가 없다. 특히나 요즘처럼 긴 글을 기피하는 숏폼 시대엔 더욱 그렇다. 굳이 따지자면, 플랫폼에 따라 선호되는 글의 분량이 다를 수 있다. 블로그나 브런치에서는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룰 수 있는 긴 글이, 스레드와 트위터에서는 간결하게 핵심만 전달할 수 있는 짧은 글이 어울린다.
한편 글자수보다보다 중요한 건 바로 ‘자주’ 쓰는 것이다. 양적 팽창은 질적 전이를 가져온다는 말이 있다. 진리는 아니더라도, 글쓰기에서는 제법 맞아 떨어진다. 블로그만 보더라도 그렇다. 꾸준히, 많이 글을 발행해야 노출이 더 잘 된다. 알고리즘이 그렇다고 한다. 따라서 글쓰기의 세계에서는 꾸준한 사람이 반드시 이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