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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지만 강력한 삶의 원칙 두 가지

by 멈가


1. 행동을 할까 말까 할 땐 무조건 해본다.


대부분의 후회는 행동하지 않은 것에서 비롯된다. 할까 말까 고민된다면 일단 맛이라도 보자. 맛을 봤는데 괜찮다면 삼키면 되고, 별로라면 뱉으면 그만이다. 적어도 후회는 없을 것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스피치 학원에 다녀보고 싶었다. 약한 목소리에 힘을 얹고 싶었고, 많은 사람 앞에서 자신 있게 얘기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다. 하지만 대개 그렇듯 실행에 옮기진 못했다. 사람들 앞에서 내 이야기를 하는 상상만으로도 이미 식은땀이 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번 생각에만 그쳤다.




자책은 하지 않는다. 새로운 도전에 앞서 망설여지는 건 당연하다. 그건 그냥 본능이다. 인간은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게끔, 그리고 미지의 영역엔 발을 딛지 않도록 진화해 왔다. 과거엔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젠 시대가 바뀌었다. 자꾸만 변하고 새로운 걸 시도해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다. 하지만 오랜 진화를 통해 각인된 본능은 쉽게 지울 수 없다. 그러한 유전자의 오류를 클루지라고 한다. 어떤 일을 해보기도 전에 덜컥 겁이 나는 건 바로 이 클루지 때문이다. 그 사실을 상기하면 용기가 난다. 일단 가벼운 마음으로 해보자.



나는 원시인은 아니다. 결국 스피치 학원에 등록했다. 여전히 걱정되는 건 사실이지만 일단 해보기로 했다.




2. 말을 할까 말까 할 땐 무조건 하지 않는다.



입만 닫아도 인간관계가 수월해진다. 과거에 나는 친구들과 싸움이 잦았다. 하지 말아야 할 말을 참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공주(공포의 주둥아리)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나는 그 별명을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나 점차 친구들이 나를 멀리하는 걸 느꼈다. 천만다행으로 나는 너무 늦지 않게 그 사실을 깨달았고, 개선해 나갔다. 더 이상 입을 놀리지 않았다. 그 이후엔 모든 게 좋아졌다.



사실 대개는 나이가 들면서 입을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는다. 하지만 일부는 성인이 되어서도 침묵을 지킬 줄 모른다. 그런 이들은 인간관계가 고통스럽다고 한다.



유난히 똑똑한 직장동료 S가 있다. 그녀는 복잡한 문제도 단번에 캐치하고 해결해 버린다. 눈치와 계산이 빨라 상대가 듣고 싶어 하는 말을 곧잘 해주곤 한다. 그렇게만 보면 일과 대인관계 능력을 모두 갖춘 듯하다. 그런데 사실 그녀는 누구보다 인간관계를 어려워한다. 이미 몇 차례 인사이동을 했지만, 어디에서도 잘 적응하지 못했다. 처음엔 사람들이 똑똑한 그녀를 시기 질투하는 것이라 여겼다. 물론 그런 마음이 조금은 섞여 있을 수도 있겠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그녀는 절반만 똑똑했다. 관계를 늘 계산하려 했다. 상대가 기분 좋은 말만 골라서 했지만, 다른 자리에서는 그를 험담을 했다. 그러나 말에는 법칙이 하나 있다. 그게 좋은 말이든, 나쁜 말이든 결국 본인에게 돌아온다는 점이다. 그녀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듯하다.



나도 사람인지라 누군가를 험담하고 싶을 때가 자주 있다. 그때마다 나는 이 말의 법칙을 떠올리며 입을 꾹 닫는다. 그러고는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기도 하고, 일기를 쓰기도 한다. 소심하지만 그게 낫다. 험담하려거든 차라리 일기장에 쓰자.



몸은 가볍게, 입은 무겁게. 간단하지만 강력한 삶의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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