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불뚝이 작가는 섹시하지 않으니까
'다들 1일 1글은 기본인 듯한데, 왜 나는 그렇게 쓰지 못할까?'
글쓰기를 시작하고 주변에 작가님들이 여럿 생겼다. 전업 작가도 있고, 나와 같은 비전업 작가도 있다. 그들이 글을 발행하면 알람이 뜨는데, 하루에 두세 개의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반면 나는 이틀에 한 편 정도 쓰는 것도 버겁다.
욕심이 많아 본업은 물론이고 운동이나 독서도 소홀해지고 싶지 않다. 문제는 이 모든 걸 다 하고 남는 시간에 글을 쓰자니,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 그럼에도 나는 딱 한 시간만 글을 쓰기로 했다.
만약 운동과 독서를 포기하고, 글만 쓴다면 만족스러울까? 장담컨대 그렇지도 않을 것이다. 하루에 한 편의 글은 쓸 수 있을지언정, '다른 것'을 잃을 테니 말이다.
30대에 들어서니 배가 너무도 쉽게 나온다. 자칫 방심하면 잘 입던 바지의 허리가 작아져 버린다. 반면 살을 빼는 것은 더 어려워졌다. 훌륭한 작가가 될 수 있다 한들, 배불뚝이가 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 배불뚝이 작가는 섹시하지 않으니까. 운동을 놓을 수 없는 이유이다.
독서는 또 어떠한가? 글을 더 많이 쓰기 위해 독서 시간을 줄이는 것은, 날을 벼리지 않고 계속 칼을 사용하는 것과 같다. 당장 더 많은 칼질을 할 수는 있을지언정 오래 쓸 수는 없다는 말이다. 인풋을 줄이는 것은 장기적으로 좋지 못하다.
결국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본업에 소홀하지 않을 것이며, 글쓰기에 투자하는 만큼 운동에도 투자할 것이다. 그래서 하루에 딱 한 시간씩만 글을 쓰기로 한 것이다. 한 가지에 몰두하는 원씽(one thing)이 좋다는데, 어디 타고난 성향을 고치기 쉽던가. 나는 늘 원하는 모든 것(everything)을 얻길 원했다. 효율이 떨어지더라도 그것이 내가 추구하는 방향이다. 아무렴 아무것도(nothing)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