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무기력을 대하는 자세
평소 해야 할 일을 다 하지 못하면 찝찝함 속에 잠들곤 한다. 책을 읽지 않았다던가, 운동을 안 갔을 때 주로 그렇다. 조금씩이라도 해야 마음이 편하다.
그런데 종종 의지가 약해져, 아무것도 하기 싫은 순간이 찾아온다. 번아웃이라고 하기엔 가볍고, 단순 피로라고 하기엔 무겁다. 뭐라 불러야 할지 잘 모르겠는, 말 그대로 어중간한 무기력이다.
사실 지금이 딱 그런 상태이다. 벌써 일주일째 운동을 하지 않았다. 책은 손에 잡히지도 않고, 글은 사흘 만에 쓰고 있다. 일상 루틴이 망가진 것이다. 처음 이 ‘어중이 무기력증’이 찾아와, 며칠 동안 계획을 지키지 못했을 땐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불안했다.
수 차례 반복하다 보니, 이제는 이것을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일종의 생체리듬처럼 여기게 되었다. 어차피 곧 회복할 것을 알기에, 예전처럼 불안해하지는 않는다. 그저 스스로 한마디 해줄 뿐이다. 이럴 때 푹 쉬라고 말이다.
대개는 길어봐야 일주일이다. 잠시 의무감에서 벗어나, 평소에 보고 싶었던 영화도 보고, 반려묘 폴라와도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지내다 보면 곧 다시 책을 펼칠 수 있게 된다. 또, 몸이 찌뿌드드해져 다시 운동하고 싶어진다.
'이번 시즌도 열심히 잘했어. 이제 조금 쉬어도 돼.' 라며 몸이 보내는 신호가 아닐까 생각한다. 재충전의 시간을 주는 것이다. 자기 합리화가 아니냐고? 그렇다면 또 어떤가, 누구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작은 합리화를 하고 나면, 확실히 마음이 편해진다. 충분한 휴식 후에 다시 시작하면 된다. 지금 이렇게 글을 쓰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