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올해 초부터 읽기 시작한 글쓰기 책 리스트
1. 무기가 되는 스토리
2. 퍼스널 브랜딩
3. 초사고 글쓰기
4. 150년 하버드 글쓰기 비법
5. 핑크팬더의 블로그 글쓰기
6.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7. 퇴근하며 한 줄씩 씁니다
8. 거인의 노트
9. 유혹하는 글쓰기
10. 퍼스널 브랜딩 레볼루션
11. 뉴욕타임스 편집장의 글을 잘 쓰는 법
12. 나를 관통하는 글쓰기
고작 12권 읽고 큰 변화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과거에 쓴(그래봐야 1년 전) 글과 비교하니 분명 다르다. 그래서 느낀 점 5가지를 써보기로 했다.
1. 번역서보다는 한국 작가의 책이 더 와닿는다.
아무래도 번역을 거치면 문체가 딱딱하다. 자연스러운 문장과 유머로 인해 한국 작가의 책이 더 보기 좋았다.
2. 유명한 사람이라고 해서 글을 더 잘 쓰진 않는다.
글쓴이의 활동 분야에 따라 글의 느낌이 다르다. 예를 들어, 한 시사 칼럼니스트의 글은 논리적이고 팩트는 잘 전달하지만, 재미는 없었다. 한 분야의 거장이라고 해서 모두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는 없는 법이다.
3. 마지막 읽은 책의 문체를 닮는다.
배운 내용을 적용해 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인지, 내가 쓴 글은 시기에 따라 문체가 조금씩 달랐다. 가만 보니 마지막으로 읽은 책의 문체를 닮았다. 그렇게 나만의 문체를 찾는 중인가 보다.
4. 작법에 대한 내용은 모두 비슷하다.
쉽게 써라, 짧게 써라, 두괄식으로 써라 등등 작법에 대한 내용은 분야를 막론하고 모두 비슷했다.
5. 가장 배워야 할 점은 꾸준함이다.
쓰는 방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속력이다. 처음부터 돈이 되는 글쓰기란 없다. 모든 저자들의 공통점은 돈이 되든 안 되든, 누가 읽든 말든 꾸준히 글을 쓴다는 점이었다.
글쓰기 책을 읽는다고 글을 잘 쓰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주기적으로 글쓰기 책을 보는 이유는, 알고 쓰는 것과 모르고 쓰는 것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체대생이 체육 이론을 먼저 배우는 것과 같달까?
작법을 공부하는 건 생각보다 쉬웠다. 앞서 얘기했듯이, 대부분 얘기하는 방법론은 비슷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 글에 적용하는 일이다. 그건 글을 많이 써보는 수밖에 없다. 수학 공부를 할 때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풀어봐야 하는 것처럼, 다양한 글을 써보며 하나씩 적용하다 보면 어느새인가 나의 테크닉으로 자리 잡는다.
한편, '이렇게 써라, 저렇게 써라' 하는 작법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사람마다 말투가 다르듯 문체도 모두 다르다. 독자는 책 전반에 드러나는 작가의 문체에 영향을 받는다. 왜 친한 친구끼리 말투가 닮아가지 않던가. 맘에 드는 책 한 권을 읽고 나면 글쓴이의 문체를 닮게 된다. 그래서 작법을 잘 알려주는 책도 좋지만, 유려한 문체를 가진 작가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
글쓰기를 시작하고 또 다른 세계가 열렸다. 단언컨대 이 우주에는 글을 쓰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세상은 넓고 좋은 글은 많다. 공부할수록 욕심도 커지는 것을 느낀다. 나도 영향력 있는 글을 쓰고 싶다.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쓰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