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인지를 높이는 데 좋다느니, 일상을 에세이로 바꾼다느니, 그동안 글쓰기의 장점을 꽤나 나열했다. 물론 거짓은 없었다.
그런데 최근 여러 악재가 겹치자, 가장 먼저 놓은 것은 다름 아닌 글쓰기였다. 내게 글쓰기가 딱 그 정도였던 걸까? 그 어느 때보다 생각이 필요한 시기인 건만, 뇌가 멈춘 듯했다.
공중전 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 산전수전 정도는 겪었다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나 보다. 이렇게 정신 못 차리는 것을 보면.
내가 힘든 것과 무관하게 일상은 계속되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했던가. 슬퍼도 일은 해야 했고, 동료들과 시답잖은 농담도 주고받았다. 그러다 보면 종종 글감이 떠오르기도 했다.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왔다. 함께 글을 쓰던 이웃들은 여전히 열심이다. 그들이라고 힘든 일 없었을까. 그럼에도 쓰는 거겠지.
다시 써보려고 한다. 힘들 때일수록 글쓰기는 내게 힘이 될 테니까. 이 순간도 시간이 지나면 추억이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