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day 2-(2)

조금 느린 기록_29살

by 어제오늘내일

29살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르다. 내가 이 기록을 남기기로 하고 글을 시작했던 작년의 나와 지금의 나도 다르다. 하지만 29살 순례길 위에 있던 내가 행복했었다는 사실은 여전히 그대로다.





DAY2. 포르투마린 -----> 필라스데이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을 때 시간대가 밥때라 그런지 다른 순례객들은 보이지 않았다. 고요한 혼자만의 싸움을 하며 한걸음 한걸음 정상을 향해 나아갔다. 도로 길이 돌길이 될 즈음 정상이라고 생각되는 곳에 도착하니, 거기엔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배낭을 풀고 한참을 서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을 바라봤었다. 눈으로 담기 바빠 사진을 두장 정도밖에 안 찍은 게 지금에 와보니 아쉽다.

그때 본 풍경은 순례길을 걷는 데에 대한 모든 이유가 되어주었다. "아, 걷길 잘했다!"


언덕을 지나고부터의 걸음은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발과 무릎이 아파 고통스러운 걸음이 되었다. 게다가 배낭 허리끈을 잘못 멘 건지 허리 부분이 가방끈에 쓸려 너무 아팠다. 게다가 비까지 내리기 시작하여 이대로는 더 이상 걷기 힘들다 판단해 아무 바에 들어가 핫초코를 시키고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바안에는 모두 외국인 순례객들뿐이었는데, 모두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고 있는 걸 보잖니 살짝 외롭다고 생각이 들었다. 길을 걸을 때는 그저 마냥 행복했는데 사람들 사이에 혼자 있으니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핫초코를 먹으며 발과 다리에 충분한 휴식을 준 후, 외로움에 살짝 울적해진 기분을 가지고 다시 필라스데이로 향한 걸음을 시작하였다.


KakaoTalk_20220315_085025131.jpg 언덕을 오르니 펼쳐진 풍경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산티아고 순례길 day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