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지 한 문장 96

2025.04.05.

by 무무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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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된 아이에게는 균형 감각이 있는 부모가 있다.


부족한 역량으로 무사히 학부모 상담주간을 마쳤다. 이번에 맡은 학급은 초등학교 4학년이지만 중3 선행과정을 공부하느라 스트레스를 받는 친구들이 많다. 공부를 좋아하지 않지만 아파트 단지 내 학구열 분위기에 맞춰 모두가 무조건 학원을 많이 다니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신의 스트레스를 1~10 중에 9,10이라고 답한다. 자신이 자랑스럽지 않고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고 답하기도 한다. 물론 학원을 다니지 않고 가정에서 엄마와 학습한다는 소수의 친구들도 있다. 그 친구들은 또래에 비해 스트레스 양은 적지만 안타깝게도 문해력이 많이 약하고 글을 읽는 발음도 매우 어눌하다. 인지적 측면과 비인지적 측면 모두 균형 있는 건강한 아이들이 많았다면 학부모상담주간이 쉬웠을 텐데, 그렇지 못해서 고민이 참 많았다.


첫 만남이니 학부모님께 아이들은 잘 지낸다고 인사해야 할까, 내가 본 아이의 모습을 소신 있게 말씀드리고 아이의 어른들로서 일 년간 함께 나아갈 방향을 용기 있게 건네는 것이 나을까. 나는 결국 후자를 선택했다. 그리고 어려운 상담 시간을 견뎌냈다. 퇴근할 때마다 거울을 보며 나에게 말했다. ' 너는 네 아이에게 균형감 있는 부모의 역할을 하고 있니? 건강한 가족 문화로 아이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적절한 단계와 학습량으로 나이에 맞는 인지발달을 고루 도와주는 부모가 맞니? ' 아이 앞에서 컵라면으로 저녁을 때우는 내가 감히 학부모님들께 아이의 균형 있는 발달을 강조하다니 부끄러운 삶을 사는 듯하여 너무 괴로웠다. 그럼에도 그럼에도 나는 한 주를 참 잘 보냈다고 생각한다. 나의 용기를 통해 아이들에게 가족과의 의미 있는 시간이 생길 테니까, 놓친 부분을 알아차리고 필요한 학습이 채워질 수 있기를 기대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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