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주말만큼은 서로의 운동 시간을 존중해 주기로 약속했다. 실천 첫날, 아이에게 "엄마 건강을 위해 아파트 단지를 세 바퀴만 뛰고 올게"라고 말했다. 당연히 아빠와 로봇 놀이를 계속할 줄 알았던 아이는 예상 밖의 대답을 내놓았다. "나도 건강해지려고 달리기 하고 싶어! 나 달리기 좋아하는데 엄마 혼자 가면 안 돼!" 강한 의지를 보이는 아이를 꺾을 수 없어, 결국 남편까지 운동복을 챙겨 입고 온 가족이 저녁 운동에 나섰다.
남편은 "내가 애랑 천천히 산책할 테니 너는 평소 페이스대로 뛰어"라며 나를 배려해 주었다. 뒤에서 엄마를 부르는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남편을 믿고 힘차게 발을 뗐다. 하지만 한 바퀴를 돌아 다시 마주칠 지점에 왔을 때, 아이는 걷고 있지 않았다. 내 예상보다 훨씬 먼 곳에서 여전히 "엄마!"를 외치며 달리고 있었다. 결국 나는 제자리 뛰기를 하며 아이를 기다렸고 마주한 아이에게 물었다. "엄마 두 바퀴 더 뛰어야 하는데 같이 뛰어볼래?" 아이는 씩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두운 밤길이라 아이의 손을 꼭 잡고 함께 달렸다.
세 바퀴를 완주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아이가 한 번 더 뛰고 싶다고 했다. 이번에는 아이를 믿고 손을 놓은 채 나란히 달렸다. 넘어질 듯 위태로우면서도 끝내 한 바퀴를 스스로 완주해 낸 아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늘 너무 재밌었어. 다음에도 같이 뛰자!"라며 웃는 아이가 참 고맙고 예뻤다. 갑자기 날도 추워지고 만사가 귀찮아서 집에 있을까 했는데 아이의 반응을 보니 내가 뛰겠다는 선택을 참 잘한 것 같았다. 부모로서 건강한 삶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말이 아닌 행동으로 계속 보여주고 싶다. ' 아들아, 다음에도 함께 뛰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