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지 한 문장 20

2025.01.20.

by 무무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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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하면 꾸준히 할 수 있다.


어제 잘 쉬었다. 편안하고 좋은 느낌으로 하루를 보내겠다고 다짐한 만큼 편안한 일상을 누렸다. 평소처럼 아침을 차리고 어린이집 낮잠 이불을 빨고 설거지를 하고 분주한 시간들로 몸을 누이기는 어려웠지만, 참 편안했다. 마음속으로 '하나씩 해내자' 외치며 천천히 움직였더니 어느새 할 일들이 하나둘씩 끝나갔다. 몸에 에너지가 없으니 틈틈이 의자에 걸터앉고 소파에 눕기도 했다. 아이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잠들기도 했다. 그렇게 어제는 애쓰지 않은 하루였는데, 노력에 비해할 일들이 빨리 끝나니 이상했다. 천천히 해도 내 삶은 돌아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 와중에 평소에 내가 하던 소소한 일들까지 해냈다. 나는 주말마다 아기가 깨기 전까지 20분 정도 그림을 그린다. 아무것도 안 하기를 선택했기에 가만히 의자에 기대어 있었다. 몇 분을 쉬더니 갑자기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그렸다. 별로 힘들지 않았다. 그림을 그린 뒤, 20분만 책을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편안한 자세로 20분간 책을 읽었다. 별로 힘들지 않았다. 그동안 내가 천천히 만들어 온 그림 그리는 근육, 책 읽는 근육이 이렇게 쓰이는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어쩌면 집안일도 같은 원리가 작동했던 것 같다. 요리하는 근육, 살림하는 근육, 운전하는 근육, 육아하는 근육들이 차차 커졌기에 노력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자동으로 움직이는 내가 되었던 것 같다. 무엇을 위해 내가 매일 천천히 움직였나 싶었는데 근육들의 존재를 알게 되니 그동안 꾸준히 수련해 온 나 자신이 대견하게 느껴진다. 보이는 건 없어도 나를 위해 잘 살고 있었구나! 오늘도 그렇게 살자. 천천히.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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