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7.
성인이 되어 '처음으로' 친정식구들과 가족여행을 다녀올 수 있어 감사합니다. 그동안 각자의 바쁨 때문에 명절에도 다 함께 모이지를 못 했다. 멀리 사는 것도 아닌데 그게 참 쉬운 일은 아니었다. 만남이 없어질수록 만난다는 게 어색해지고 만나지 않는 게 당연시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어느 날 신랑이 내게 물었다. '너희 집은 생일이나 명절에 모여서 주로 뭐 했어?' 중고등학생 나이가 되었을 무렵부터 우리 가족은 생일이나 명절을 특별히 기념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대답했다. 가족이지만 대면대면하게 살아온 나와 달리 신랑은 가족의 생일은 꼭 챙기고 성인이 되었을 때도 크리스마스 카드를 주고받는 가족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시댁의 가족문화를 부러워했고 친정의 가족문화를 내심 부끄러워했다. 부러움과 부끄러움이 커질수록 가족모임의 시간은 점점 더 힘겨웠다.
아이가 태어나며 나와 친정식구들의 관계도 새롭게 시작되었다. 아이의 생일을 위해, 손자의 세뱃돈을 위해, 조카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위해 내가 주최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가족 모임이 이뤄졌다. 대화는 아직 엉성하고 함께 어울리는 법도 어색하지만 그 부족함을 아이가 예쁨으로 알아서 채워주었다. 조금씩 만남이 쌓이고 대화가 불어나니 드디어! 친정식구들과 여행을 가게 되었다. 이번 여행은 아이가 하고 싶었던 딸기 농장 체험을 하고, 온천스파에서 물놀이를 하는 일정으로 채워져 있다. 우리 집 아이만을 위한 여행 일정이었지만 친정식구들 모두 나처럼 즐겁고 행복해 보였다. 남이 아닌 '가족'이기에 확신할 수 있는 느낌이다. 긴 시간 동안 가족의 시간이 없었던 우리 가족이었지만 '가족'이기에 금세 편안한 관계를 만들 수 있었다. '가족'이기에 무얼 하든 무얼 먹든 함께 한다는 그 자체로 참 소중했고 행복했다. 앞으로도 주어진 시간을 가족과 함께 더욱 값지게 만들 수 있기를 소망한다. 어제는 가족여행, 내일은 명절이라 감사하다.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