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페이지 한 문장 29

2025.01.29.

by 무무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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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 나면 연락해 보자.


어제는 미국 사우스다코다 출신 친구와 함께 명절을 보냈다. 한국에서 혼자 명절을 보내는 것이 외롭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집으로 초대했다. 매년 그런 식으로 만나왔던 것 같다. 명절에 혼자 있지 않을까, 크리스마스에 혼자 있지 않을까 싶어서 1년에 한두 번씩 만나 밥을 먹었다. 그렇게 그 친구와 알고 지낸 시간이 벌써 10년이 다 되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우연히 한국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와 오랫동안 관계를 쌓으며 편안하게 밥을 먹을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는 게, 생각할수록 신비롭고 신기하다.


그 친구 덕분에 누릴 수 있었던 많은 것들을 떠올리며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지금껏 나는 관계에 힘쓰기보다는 관계에 힘겨워했다. 남들의 말에 쉽게 휘청대는 나 자신이 싫었기에 될 수 있으면 거리 두기를 선택했다.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들에게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려 애썼다.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귀를 기울여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관계'가 주는 즐거움을 제대로 맛보기 시작한 것 같다. 어제처럼. 상대방이 좋아하는 걸 알게 되면 내가 좋아하는 게 하나 더 생겨서 기쁘다. 상대방이 해낸 걸 들으면 애쓰면서 잘 살아줘서 너무 고맙고 덕분에 나도 힘이 난다. 이렇게 '관계'가 만들어주는 풍요로움을 하나둘씩 알아가고 있다. 오늘도 깨달음을 얻는다. 내 마음의 밭을 가꾸는 것처럼 '관계'의 밭도 꾸준히 가꿔야 한다는 걸. 더 멋진 인생을 살 수 있는 방법을 하나 더 알게 되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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