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4.
곧 학부모총회가 있다. 내 옷장을 열어보니 다 적절하지 못한 옷들로 가득하다. 갑자기 학부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옷이 필요해졌다. 걱정되는 마음에 아이를 재우고 인터넷쇼핑을 했다. 꽤 많은 시간 동안 다양한 곳의 옷들을 구경했다. 구매하지 않는 걸로 쇼핑은 종료되었다. 평소에 입지 않는 정장원피스에 많은 돈을 쓰는 게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정말 나에게는 학부모 공개 수업 때 입을 옷이 단 한벌도 없는가. 그렇다면 지금까지 나는 무얼 입고 공개수업을 했을까. 돌이켜보면 그런 시즌마다 한 벌씩 구매했던 것 같다. 어제 갑자기 쇼핑을 하려고 했던 것처럼.
유행을 타지 않는 옷을 사려고 늘 노력했는데 왜 항상 옷은 없게만 느껴질까. 유행을 타지 않는 옷을 샀는데 왜 유행이 지난 옷처럼 보이는 걸까. 무난하고 기본적인 스타일이라 여겼던 청바지 마저 일자형 스타일의 청바지를 찾기가 어려운 요즘이다. 끊임없이 소비를 조장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그리고 남들이 내 모습을 어떻게 볼지 걱정하는 마음 때문에 나는 계속 옷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 오늘도 역시나 남에게 시선을 두면 안 됨을 깨우친다. 어쩌면 지금 내 옷장은 진실로 나에게 걸맞은 옷들로 가득 찬 최상의 옷장일 것이다. 나와 함께해 온 옷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이미 가진 것으로 충분하다. 옷 말고 수업 연구에 더 시간을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