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나도 아빠는 처음이야

아침마다 눈물의 드라마 촬영 중

by 박준범

“아빠, 가지 마! 오늘은 집에 있자!”
새들반 문 앞에서 아이는 또다시 울음을 터뜨린다.
“아빠 회사 안 가면 안 돼?”
“아빠도 그러고 싶지… 근데 회사가 나를 안 놔줘.”
내 말은 농담이었지만, 아이는 더 크게 울음을 터뜨렸다. 순간, 내 농담이 내 발목을 잡은 것 같았다.

나는 아이 손을 떼어내려 애쓰지만, 작은 손은 내 옷자락에 꼭 붙어 있다. 결국 선생님이 다가와 아이를 안아주고, 나는 억지로 뒤돌아선다. 마치 매일 아침, 똑같은 장면을 찍는 드라마의 엑스트라가 된 기분이다.


속상한 마음에 ‘왜 우리 아이만 매일 이럴까’ 하고 중얼대다 보면, 짜증이 올라온다. 그런데 아이가 등 뒤에서 외친다.
“아빠, 오늘 진짜 빨리 와야 돼!”
그 한마디에 금세 미안함이 밀려든다. 그래, 아이는 결국 ‘혼자 남겨지는 두려움’을 울음으로 말하고 있었던 거다.

웃픈 건, 문을 나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선생님이 보내준 사진 속 아이는 씩씩하게 블록을 쌓고 있다는 것. ‘방금 그 눈물은 뭐였지? 드라마 과몰입은 나만 한 거 아냐?’ 싶어 허탈한 웃음이 터진다.


그러다 문득, 아이가 처음 내 품에 안겼던 날이 떠오른다. 작은 숨결, 작은 손길. 그때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는데, 지금은 그 세상을 지켜내는 일이 이렇게 벅찰 줄 몰랐다.

아이는 울면서 세상을 배우고, 나는 그 울음을 견디며 아빠가 되어간다. 매일 아침 반복되는 눈물의 드라마는 사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리얼리티 쇼일지 모른다.


“아침마다 눈물의 드라마는 끝나지 않지만, 그 드라마 속에서 나는 조금씩 아빠가 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