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아이의 거울
하원 후, 여느 때처럼 저녁 식사 중이었다.
아직 젓가락질이 서툰 아이가 반찬을 바닥에 떨어뜨리더니 툭 내뱉었다.
“짜.증.나.”
(응? 내가 잘못 들었나…)
아니다. 분명히 “짜증나”였다.
“그런 말 하면 못 써.”
“왜?”
“아무튼 그건 나쁜 말이야. 쓰면 안 돼, 알겠지?”
“응…”
충격이었다.
내 아이는 아직 ‘예쁜 말’만 할 줄 알았는데, 벌써 저런 말이 입에서 나오다니.
다음 날 출근길, 운전대를 잡고 가는데 옆 차선에서 차가 갑자기 끼어들었다.
나는 급정거를 하며 무심코 중얼거렸다.
“아… 짜증 나…”
아뿔싸.
아이가 어디서 누구한테 그런 말을 배웠는지, 이제 알 것 같았다.
얼굴이 붉어졌다.
또 한 번은 이랬다.
요즘 아이에게 짧게 영상을 보여주곤 하는데, 약속한 시간이 되면 화면을 꺼야 한다.
“이제 꺼야 돼! 너무 많이 봤어. 약속 지켜!”
아이는 떼를 쓰다가도, 결국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말에 금방 수긍했다.
그날 밤, 아이를 재우고 침대에 누워 나는 스마트폰을 켰다.
친구들과 잠깐 채팅을 나누는데, 옆에서 졸던 아이가 눈을 비비며 말했다.
“이제 꺼야 돼. 아빠 너무 많이 봤어!”
또 얼굴이 붉어진다.
나는 아이에게 “안 된다”고 말하면서, 정작 나는 아무렇지 않게 어기는 모습이었다.
‘난 어른이니까 괜찮아’라는 사고방식이 얼마나 부끄러운 건지, 그제야 알았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고 한다.
정말 그렇다.
아이를 키우며 그 말의 의미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예쁜 말과 바른 행동만 보여주는 게 결코 쉽지는 않다.
하지만 그 어려운 걸 해내야 하는 이름, 바로 아빠다.
이렇게 나는 또, 아빠가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