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코로나 2단계가 발표되었다. 이제 요가원 운영을 재개한다는 연락이 왔다. 다만 이전과 바뀐 것이 있었다. 요가원 문을 닫았던 그동안 실험적으로 진행했던 온라인 화상 수업, 바로 줌을 이용한 라이브 수업 역시 이어간다는 것이었다.
코로나가 오면서 바뀌는 것들이 꽤 많아졌다. 가장 사소하게는 마스크 판매량의 증가, 마스크 스트랩 같은 부수적인 물건의 등장, 온라인쇼핑몰 및 홈쇼핑 매출 증가, 개인적 또는 비접촉 활동의 필요성 증가 등이다. 그리고 이런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하여 체육시설 또한 많은 피해를 봤다. 센터들이 장기 휴관에 들어갔고, 모든 수업이 기한 없이 중지됐다. 강사들과 운영자들의 일자리가 멈춘 것과 동시에 사람들은 운동할 곳을 잃었고, 대체용으로 집에서 하는 홈트레이닝('홈트')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녹화된 영상을 보고 운동을 하기에는 보다 꼼꼼한 티칭과 섬세한 안내, 그리고 내 의지를 끝까지 끌어줄 선생님에 대한 그리움이 너무나 컸다. 때문인지 근래에 등장한 것은 줌 Zoom, 즉, 라이브 화상 채팅 어플이었다. 집에서 하던 요가에 현장성이 더해진 것이다.
채팅방 개설자가 보내준 코드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채팅방에 들어갈 수 있다. 여러 명이 동시에 들어오게 되면 그 사람들의 모습도 확인이 가능하다. 다만, 가르치는 선생님의 모습을 화면 가득 놓고 봐야하기 때문에 다른 이들의 동작을 볼 여력은 없다. 그렇게 선생님의 음성과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그 분의 아사나를 보면서 나는 집에서 요가 수련을 시작했다. 총 3번을 했는데, 매번 느낌이 달랐다. 확실한 것은 할 수록 더 집중도가 높아졌다는 점.
첫번째 수업은 약간 하다가 만 느낌이었다. 수업 자체는 좋았지만, 내 스스로가 자꾸만 다른 생각에 빠졌다.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편안함 때문에 외부로 의식이 향했고 문 밖에서 가족들이 내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귀를 기울였다. 그래도 생각보다 수련이 무난히 흘러가서, 아, 이게 어쩌면 새로운 대안일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 수업은 전보다 집중 면에서 훨씬 나았다. 이번에는 다른 아쉬운 점들이 더 보였다. 폰은 멀리 있고, 선생님의 모습은 작게 보여서, 음성만으로는 헷갈리는 동작에 들어갈 때마다 확인해야 할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각 아사나에서 아무래도 현장보다는 좀 더 섬세한 티칭이 힘들다는 점. 그래도 선생님은 최대한 나에게 필요한 부분들을 수업 도중에 말씀해주셨다. 또한, 목소리가 느려질 때면 끊김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하나씩 안 들리는 단어들은 아사나를 행하는 데에 영향을 줬고 집중도도 떨어뜨렸다. 이런 아쉬운 점들을 보완하면서 라이브 수업 시스템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할 때인 것 같다. 코로나가 가져온 변화 중의 하나다.
나도 마땅한 장소만 생기면 이런 수업을 개설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거리도 상관 없고, 사람들 만나기 어색해하는 회원들도 영입할 수 있으니까. 새로운 판로가 생긴 셈이다. 각자의 집에서 연결되어 수련한다는 상황에는 편안함과 새로움이라는 것들이 공존한다. 무엇보다 유튜브에서 녹화된 방송보다 훨씬 좋다. 어쨌든 그 순간만큼은 선생님과 다른 수련생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기에.
계속해서 생각, 행동, 생각, 행동, 생각.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