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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나 Apr 27. 2023

나의 감정과 함께 있어준다는 것

명상

요즘 한사선생님한테 배운 것을 토대로 내 감정을 바라보고 함께 있어주는 연습을 한다. 그러자 이전에 몰랐던 것들이 보인다. 나는 생각보다 내 감정에게 다정하지 못했구나. 늘 감정을 덮고, 외면하고, 회피하고, 무시하려고 애쓰며 살아왔구나. 불편하고 어려운 감정이 올라오면 곧바로 눈을 감아버리거나 다른 생각으로 넘어갔다. 감정은 그 자리에 남아 오갈데 없이 고여있을 수 밖에 없었다. 집으로 가는 길이 너무 힘들고 외로웠고, 금요일 밤마다 술 생각이 간절했다.


습관적으로 피하려고 했던 감정들이 올라올 때, 이제는 잠시 멈춰서 그것들과 직면하려고 한다. 상황 안에서 외부를 탓하지 않고 내면과 감정을 보고 원인을 파고들려고 하니 감정이 전처럼 무거운 모습으로 발목에 매달린채 가라앉지만은 않는다. 모든 건 내 안에 있다는 말씀을 되새기면서 세상을 보는 창문을 닦아내는 중이다. 더이상 술 생각이 나지 않는다. 불편한 상황에서 꼿꼿이 서 있을 수 있는 힘이 생기고 있다. 모르는 이의 눈을 바로 보는 게 힘든데 이제는 전처럼만큼은 아니다.


사실 아직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 어렵고 고단하다. 질문을 통해 원인을 파헤치려고 하다가도 금세 막혀버린다. 그래도 이주가 넘는 시간 동안 배웠던 것들이 내 일상을 조금씩 바꿔가고 있다는 것이 놀랍고 그래서 이 작업이 가진 힘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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