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우셨어.
형은 갑자기 전화로 말했다.
우셨어.
나는 말끔한 바보가 되어 불안전한 감정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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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진리 같은 것이 책 무더기 어느 구석에 있는 줄 알았는데, 할부 신청이 진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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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형이 울었어.
왜
내 고지서를 봤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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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척하다 정말 가난한 사람에게 가난하지 않은 것을 들켰다, 우리는 다른 종류의 가난을 가졌을 뿐이라고 변명했다.
손목에선 금붕어 비늘 같은 것이 툭툭 떨어졌다.
붉은 동전을 화폐로 삼는 나라는 없었다.
교환가치가 없는 것은 화폐가 될 수 없지.
사랑으론 아무것도 바꿀 수 없구나.
손에 손가락이 들렸고 손목엔 손이 들렸고 팔엔 손목이 들렸고…, 이런 방식으론 온몸이 들리겠는데
형이 족대를 들고 왔다. 잃어버린 햄스터도 찾아왔다. 네가 좋아 하던 거야. 족대엔 잃어버린 햄스터가 놀라 해바라기 씨를 뱉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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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아빠가 울었어.
엄마는 건강한 유치원 음식을 먹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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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수원의 나무를 조각칼로 깎았다. 한 번은 아버지가 나무 둘레를 재는 법을 알려주셨다. 나는 그 방법으로 나를 안아주실 줄 알았다. 흰 나무들이 상한 빛을 널며 말라가던 풍경을 보다
복자.
아빠, 나는 복자가 좋아.
그때마다 아버지는 자꾸 안아주는 방식으로 안아주셨다.
내 몸에 비해 한참 모자른 심장을 가진 것치곤 이상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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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방문을 열고 들어와 갚아준 고지서를 던졌다. 이제 네가 알아서 해.
나는 내가 조립하던 신을 다시 분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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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형적인 삶에 대해서 논해보자.
친구는 논할 것이 없다고 했다.
내 집은 시체 보관소야.
이번에 난방비가 9만원이 나왔어.
나는 옥상에 태양광 전지를 달라고 했다.
우리 집은 옥상이 없는데.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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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정규직이 아니었고, 부모는 걱정하였으나, 그때 저녁밥이 맛있었으므로 늘 웃음으로 끝났다.
우리 가족은 행복해.
라고 말하고 한때의 불행을 숨겨두었다. 그건 가족의 전형이 아니니까. 그러나 아버지는 노년에 향산조경이라는 법인을 세우셨으며 아머니는 40년간 유치원 원장을 하고 있고 나는
나는 가난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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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엔 유치원 식단표가 있었다. 나는 다 컸는데…
엄마는 아가천사를 나에게 맡겨두곤 기도원으로 향했다.
아가천사는 나를 보며 웃고 있었다.
어느새 분해했던 신이 조립되어 있었고
엄마는 “아들들 희망을 손에 꽉 쥐고 번창하길”라는 말을 상태 메세지로 늘 해두었다.
엄마가 말하는 희망은 모르겠으나
고지서의 금액은 가족들에게 돌아가는 폭탄 같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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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부모님이 우셨어.
형은 말했다.
넌 괜찮아? 안 울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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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고지서가 나왔다. 과수원에서 복자를 발견하고 족대로 잡아 집으로 데려왔다. 아가천사와 잘 놀았다. 리볼빙을 신청했고 엄마는 복숭아를 깎아 주었다. 아빠의 사업은 산으로 갔고, 형은 농구공을 던졌다. 나는 오징어먹물을 양아치 침 뱉듯이 태양광 전지 위로 뱉었다. 이제 난방비가 걱정될 거야. 나는 빚을 남기고 간 시체처럼 방안에서 오후를 맞이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