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제임슨 스탠다드
700ml 한 병을 2만원대 중후반으로도 구할 수 있는 위스키 계의 가성 비 왕 제임슨 스탠다드. 20~30대 남녀 친구 10명에게 다짜고짜 “제임 슨 좋음 or 싫음?” 카톡 설문을 보냈다. 그 결과 50%(즉 5명)가 ‘좋음’을 골랐다. 나머지 50%? 친구 집단이란 성격 탓에 무성의한 답변이 많 았다. “사주고나 물어봐라” 20%, “매번 너무 취해 기억이 안나” 10%.
“그냥 답해주기 싫어”라는 녀석도 1명 있었다. 정확히 싫다는 이는 달 랑 1명. 친구 관계를 자책하는 사이 비슷한 카톡 여럿이 날아왔다. “제임슨 같은 무난한 위스키를 누가 싫어해?”
그래, 제임슨의 본질은 바로 이거다! 저렴하면서도 모두의 입에 괜찮은 위스키. 지난해 전 세 계 위스키 판매 3위를 기록한 것도 이런 이유다. 술이 술을 부르는 전 세계 주당에게 친근한 친구로 다가와준 게 제임슨인 셈이다.
제임슨은 고향인 아일랜드에서도 막 마시는 술이다. 위스키를 ‘양 주’라며 높게 치는 우리로선 고개를 갸웃할 만큼 제멋대로 마셔댄다. 소주처럼 그냥 들이켜기도 하고, 탄산수(위스키 소다)나 콜라(위스키 코크), 심지어 기네스 맥주에 제임슨 한 잔을 퐁당 빠뜨려 폭탄 주도 즐긴다.
‘아이리시 커피’라는 것도 재밌다. 커피에 커피의 1/3 정도 제임슨을 붓는다. 설탕 두 스푼을 넣어 휘휘 휘젓는다. 위스키 향과 커피 향이 샤아악 섞이며 묘하게 조화로워진다. 더블린 공항에 서 승객들에게 추운 날 몸을 녹이라고 주던 데서 유래했다는데, 아 일랜드 사람들도 참 어지간하다.
위스키는 게일어(고대 켈트어)로 ‘생명의 물’이란 뜻이다. 18세기 영 국 문헌에 따르면 “적당히 마시면 노화가 늦춰지고, 젊음을 강화시 켜주며 가래가 줄어들고, 우울증이 없어진다. 수사슴 고기의 맛을 돋우고,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주며 기분 전환을 시켜준다.” 혹시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화석 학년으로 올라가는 늙은 20대라 면, 혹은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수사슴 고기를 즐긴다면 위스키를 마시길. 즐겁게 그리고 적당히.
PS. 사진 속 200ml 포켓병은 이마트 기준 7840원.
PS2. 포켓병 간지가 장난 아님.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
PS3. 허세를 즐길 수도 있어
대학내일 이정섭 에디터 munchi@univ.me
PHOTOGraPer 김준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