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회화 베스트셀러 작가가 말하는 직장인을 위한 영어공부법
영어를 잘한다는 건 무슨 뜻일까요? 우리는 문법이나 독해를 잘하는 사람에게 영어를 잘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말을 잘해야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영어 잘하는 사람을 찾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그토록 오랜 기간 영어를 배웠는데 우리의 영어실력은 왜 이렇게 형편없는 수준일까요? 입시위주의 영어교육 때문입니다. 의사소통 능력보다는 시험문제를 풀고 답을 고르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시험영어를 벗어나 사회인이 되면 그때서야 의사소통의 도구로써 영어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영어학원 새벽반을 등록하고, 전화영어도 해보고, 온라인 강의도 들어보지만 실력은 크게 나아지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전체가 이렇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끝이 보이지 않는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직업적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들은 영어 못하는 이유를 개인의 노력이 부족한 탓으로 돌립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교육시스템, 즉 영어를 배우는 환경의 문제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환경이 다르게 주어졌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성과를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은 개인의 의지력보다 좋은 환경설정입니다. 환경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스스로 필요한 환경을 설정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배우들은 대사 한 문장을 전달하기 위해 수십, 수백 번을 연습한다고 합니다. 대사와 얼굴표정, 몸짓, 목소리 톤 등이 조화를 이루어 의미와 감정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니까요.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송중기가 영어를 구사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얼굴도 잘생기고 연기도 잘하는데 영어까지 잘하니 얼마나 멋져 보일까요? 아마도 배우로서 영어도 연기 연습하듯 끊임없이 연습하고 또 연습했을 것입니다. 그것이 영어였던 한국어이였던 배역에 완전히 몰입해서 온 몸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을 것입니다.
헐리우드에서 활약하는 배우 ‘이병헌’씨는 영화 <마스터>에서 필리핀식 억양과 발음을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는 어느 TV 인터뷰에서 “영어연기는 다른 언어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영화를 통해 보여준 것은 ‘영어를 잘하는 배우’의 모습이 아니라 배역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쏟아 붓는 혼신의 노력이었습니다.
‘나승연’씨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약 5분 분량의 프레젠테이션을 100번도 넘게 연습했다고 합니다. 외교관인 아버지 때문에 오랜 시간을 외국에서 생활했던 그녀가 영어를 못해서 그렇게 연습한 것이 아닙니다. 말이란 연습량이 넘쳐흘러야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는 영어도 그렇게 연습해야 합니다. 표현 하나하나에 감정을 실어서 연기자가 혼신의 연기를 하듯 연습해야 체득할 수 있습니다.
장래 연기지망생이 있다면 시험용 영어공부만 하기보다는 영어말하기 연습을 열심히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언어가 단지 영어일 뿐 연기는 똑같으니까요. 그래서 만약 정말 연기자가 된다면 나중에 영어연기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올수도 있으니까요.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는 “인생은 연극이다” 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연극처럼 인생을 살 듯 영어도 공부가 아닌 연기 연습의 대상으로 삼아보면 어떨까요? 연기실력이 좋아지는 만큼 영어 말하기실력도 일취월장할 테니까요.
‘파레토의 법칙’ 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전체 결과의 80%가 20%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영어에서도 이 법칙이 적용됩니다. 영어에서는 약 3,000개의 어휘만 가지고도 일상적인 내용을 알아듣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단어를 많이 알아야, 또 어려운 문장을 많이 알아야 영어를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쉬운 표현으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어야 실력 있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쉬운 표현으로 말하는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쉽게 영어로 말하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합니다.
① 쉬운 표현으로 말하기
특정 표현이 생각나지 않을 때는 입에서 바로 튀어나올 만한 쉬운 표현을 사용합니다. “요 근처에 있어요” 라고 할 때 “It's just around the corner" 라고 하지만 바로 생각나지 않으면 "It's very near here" 와 같이 쉬운 표현으로 말하면 됩니다.
② 기본 동사 활용하기
구어체 영어에서는 일반동사보다 기본동사로 의미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올 겨울에 눈이 많이 왔어요” 라고 말할 때 “It snowed a lot this winter” 보다는 “We had a lot of snow this winter”와 같이 말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③ 다른 표현으로 설명하기
정확한 표현을 모르는 경우에는 다른 말로 돌려서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여자 친구와 헤어졌어요” 라고 말할 때는 “I broke up with my girlfriend" 라고 하지만 “I don't want to see my girlfriend any more" 와 같이 비유적으로 표현해도 의미를 무리 없이 전달할 수 있습니다.
어떤 언어를 배울 때 수면시간을 제외하고 만 5세가 되기까지 약 9,000시간을 채워야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환경입니다. 하루에 한 시간씩 연습한다고 가정하면 1년에 365시간. 9,000시간을 채우기 위해서는 24년이 걸립니다. 그러나 모국어와 외국어라는 언어 환경의 차이, 성인과 유아의 인지능력 차이 때문에 여러모로 다른 조건을 단순비교로 계산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성인은 어린이보다 인지능력과 집중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더 효율적으로 실력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말하기 연습은 다음과 같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① 활용빈도가 높은 표현 모으기
② 매일 1시간씩 큰 소리로 읽기
③ 누적복습으로 기억력 관리하기
저는 직장을 다니면서 하루 1시간, 일주일 5시간, 월 20시간 정도 말하기 연습하는데 사용했습니다. 나에게 필요한 기초 영어회화 표현을 크게 소리 내서 읽었습니다. 그리고, 주말에는 쉬었습니다. 주말에는 과감하게 쉬는 것이 좋습니다. 뇌에도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뇌는 쉬는 동안 습득한 정보를 장기기억으로 저장하고 기억력을 강화시킨다고 합니다.
요즘은 1인 방송의 시대입니다. 유튜브나 팟캐스트 방송을 제작하는 사람들은 시청자나 청취자가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상상하고 혼자서 연기를 합니다. 사람들을 직접 대면할 수 없기 때문에 온라인에 맞게 환경설정을 한 것입니다. 영어 말하기도 원어민과 직접 대화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만날 기회가 없다면 가상의 친구를 만들어 연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외국인 친구가 옆에 있다고 생각하고 그 친구에게 수시로 말을 걸어보는 것입니다.
① 혼자서 말하기
I have to finish this by tomorrow. But I don't know where to start.
(이걸 내일까지 끝내야 하는데,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르겠어)
② 가상친구에게 말 걸기
Can you help me with my report? It's due tomorrow.
(보고서 작성하는 것 좀 도와줄래? 마감일이 내일까지야)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말이 있듯 환경이 주어지지 않으면 스스로 환경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유튜버가 카메라를 보고 혼자서 떠드는 것처럼 가상의 외국인과 대화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작성자 : '영포자 문과장은 어떻게 영어달인이 됐을까' 저자 문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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