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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어책 작가 문성현 Jan 04. 2019

영어 잘하는 법_아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

저에게는 초등학교 6학년 아들과 2학년 딸이 있습니다. 아들은 학교만 다녀오면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야구 경기를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몇 개월 전부터는 구청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야구단에 등록해서 주말마다 야구를 배우러 다니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다른 팀과 원정 경기를 치르기 위해 1박 2일 합숙 훈련도 떠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와 아들은 TV 앞에서 함께 야구 경기를 시청하던 관객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입장이 바뀌었습니다. 아들은 선수, 저는 관객이 된 것입니다. 저는 야구 규칙을 이해하고 경기를 즐기는 사람이지만 아들은 실제로 야구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영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문법 규칙을 알고 우리말로 해석하는 것은 영어를 이해한 것입니다. 하지만 ‘영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은 ‘영어로 말을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학교 교육에서는 주로 시험으로 이해력만 테스트했기 때문에 이해만 한 것을 할 줄 아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어를 할 줄 안다는 것


우리는 영어를 할 줄 아느냐고 물을 때 Can you speak English?라고 말합니다. 영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은 영어로 말하기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린아이는 수년간 모국어를 듣기만 하다가 알아듣는 시기가 지나면 말을 합니다. 말을 한다는 것은 의사소통이 가능한 조건을 갖추었다는 뜻입니다.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는 단계를 넘어섰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지 물을 때 Can you understand English?와 같이 말하지 않고 Can you speak English?라고 말합니다.     


                     이해하기 ≤ 말하기    


어떤 것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확인하려면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머리로 이해한 것을 명확하게 말로 설명할 수 없으면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수학 문제의 풀이 과정을 이해했어도 자기가 직접 손으로 풀어 보지 않으면 시험에서 쉽게 풀기 어렵습니다. 직접 손으로 써 보는 감각이 숙달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것을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몸으로 할 줄 아는 것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말하기 연습용 영어책을 고를 때는 ‘얼마나 이해가 되는지’가 아니라 ‘안 보고 말할 수 있는 문장이 얼마나 되는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눈에는 쉬워 보이는 문장도 말로 하려면 막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영어로 말하기가 잘 안 되는 이유는 지금까지 이해만 하는 수동적인 교육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해’는 수동적인 인풋(Input)이지만 ‘말하기’는 능동적인 아웃풋(Output)입니다. 따라서 머리에 의지하지 않고 몸을 쓰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그래야 I can understand English.가 아니라 I can speak English.와 같이 영어를 할 수 있습니다.    

혼자 하는 연습을 늘려라


우리는 어려운 것을 잘하는 사람으로부터 쉽게 배울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잘하는 사람은 이해하는 단계까지는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방법을 알려 주는 데까지입니다. 실행은 본인의 것입니다. 운동 경기에서 코치의 역할은 선수에게 훈련 요령을 알려 주고 그것을 잘 이행하는지 모니터링하며 피드백을 주는 것입니다. 나머지 훈련은 선수가 해야 합니다. 훌륭한 선수는 단지 좋은 지도자에게 배웠기 때문에 탄생한 것이 아닙니다. 혼자 길고 고단한 시간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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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민 강사는 좋은 영어교사가 아닙니다. 나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기술을 가르쳐 주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초보자가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더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운전 실력은 면허 시험에 합격하고 나서 혼자 운행하는 시간을 늘려야 향상됩니다. 영어도 그렇게 배워야 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학원에 다녔습니다. 그때도 수업에 참여한 시간보다 개인적인 말하기 연습 시간이 3배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학원에 가면 늘 하고 싶은 말이 많았습니다. 저는 영어를 배우는 데 많은 돈을 들이지 않습니다. 영어 실력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노력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몸이 날씬해지기를 원한다면 운동량을 늘려야 합니다. 연예인이 광고하는 다이어트 비디오를 보는 것으로는 변화를 만들 수 없습니다. 이 세상에 요행은 없습니다. 노력은 적게 하면서 실력을 늘려 준다는 광고에 흔들리면 영어는 영원한 숙제가 됩니다. 영어 실력은 계단식으로 향상됩니다. 연습량이 채워지면 한 계단씩 성장합니다. 실력 향상이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을 견뎌야 합니다. 그래야 실력이 늘어납니다. 실력이 늘어야 재미가 붙습니다. 재미있으면 더 하고 싶어집니다. 더 많이 하면 갈수록 더 잘하게 됩니다. 첫 번째 계단을 오를 때까지 인내하세요. 변화는 스스로 만드는 것입니다.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


우리는 복습을 단순히 여러 번 읽는 것이라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복습을 하는 목적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선별해서 잊어버린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기 위해서입니다.  

단순 반복은 익숙한 느낌을 갖게 해서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뜨립니다. 따라서 ‘배운 것을 상기해 보는 연습’과 같은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공부하는 도중에 수시로 책을 덮고 중얼거리는 것입니다. 방금 공부한 내용을 책을 덮고 회상하며 입으로 말해 보는 것입니다. 영어단어를 외우거나 문장을 외울 때도 손으로 책을 가리고 방금 외운 내용이 생각나는지 곧바로 피드백을 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읽고, 외우고, 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공부를 잘 못하는 사람들은 확인하는 과정을 소홀히 합니다. 그러나 외워졌는지 확인하는 습관만 잘 들여도 실력을 엄청나게 쌓을 수 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익힘에 능숙합니다. 배운 것을 완벽히 익혀서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능력이 뛰어납니다. 익히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고 그 부분을 보완하면서 점점 완벽해집니다. 배움을 뛰어 넘어 완벽한 익힘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면 의식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 설명하기, 글쓰기, 가르치기, 책 덮고 회상하기 등이 의식적인 노력에 해당합니다.


배움을 지나 익힘의 단계로 넘어갈 때 실력이 됩니다. 영어도 이해하는 단계를 지나 몸으로 익히면 ‘할 줄 아는 실력’으로 바뀝니다. 하루 10분이라도 입으로 익히는 영어를 하세요. 발음이 꼬이고 입술이 붓고 목이 아프면 제대로 익히고 있는 것입니다.     

작성자 :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 저자 문성현


*영어공부법과 학습자료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 유튜브 채널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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