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베스트셀러 작가 문성현의 영어공부법에 대한 인터뷰입니다
토익 점수와 취업으로 끝나는 대한민국 직장인의 영어공부에 대한 책입니다. 저는 대학교 때 영어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면서 영어와 다시 만났어요. 고등학교 졸업 후 나이 서른이 다 되어서 영어책을 잡은 거죠.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갓난아이가 처음 말을 배우는 심정으로 영어를 배웠습니다. 고생 끝에 토익 점수도 만들고 취업도 했지만 말 한마디 할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영어를 다시 배우기로 결심했죠. 제가 지난 16년간 직장생활과 영어공부를 병행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깨달은 내용을 책에 담았습니다. 저처럼 바쁜 직장인과 일반인에게 도움이 되는 현실적인 영어공부 노하우라고 할까요.
육지에 사는 동물이 물고기처럼 수영을 잘할 수 없듯이 보통 사람들이 원어민이나 영어강사와 같은 수준으로 영어를 잘하기는 어렵습니다. 시중의 영어학습법 책은 대부분 동시통역사나 영어강사가 쓴 책이에요. 영어권 국가에서 오래 살았던 사람들이나 직업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분들은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의 환경에 맞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기가 어렵습니다. 직장인은 직장인의 현실에 맞는 목표와 실행계획 그리고 작은 노력을 실천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그래서 저는 막연히 ‘열심히 해라’ 또는 ‘노력이 부족하다’ 같은 조언은 지양하고, 같은 직장인의 입장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소개하려고 노력했어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의 상태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영어공부도 자신의 수준부터 알아야 제대로 시작할 수 있죠. 자신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알기 때문에 실행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할 수 있는 만큼의 노력을 합니다. 근데 보통 사람들은 지나치게 욕심을 부립니다. 거창한 목표와 계획을 세워놓고 부담감 때문에 잘 실천하지 않죠. 어떤 계획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부담이 적어야 합니다. 영어 정복을 결심하는 것보다는 영어와 친구가 되겠다는 가벼운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저도 아주 오래 전에 영어 정복을 포기했습니다. 영어는 저에게 공부가 아니라 배움의 통로이자 성장을 도와주는 좋은 친구니까요.
직장인이 영어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영어공부를 하려면 나에게 필요한 문장만 선별해서 연습해야 해요. 학교에서 배운 영어는 말을 하는데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입시를 위한 문제풀이용 영어이기 때문입니다.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는 자꾸 넘어지더라도 자전거와 씨름하는 시간을 보내야 하죠. 영어도 마찬가지예요. 영어회화를 잘하려면 우선 자주 쓰이는 영어문장으로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힘이 들 때는 영화나 미드를 감상하며 쉬어가도 괜찮아요. 가장 중요한 건 머리로 이해하는 수동적인 공부가 아닌 입으로 소리 내는 말하기 연습을 하는 것입니다. 영어는 머리 좋은 사람이 아니라 운동선수와 같이 몸을 많이 쓰는 사람이 잘하게 되어 있습니다.
해외 체류 경험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단지 언어 습득을 목적으로 가는 해외 어학연수는 반대합니다. 왜냐하면 언어는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기 때문이에요. 어학연수 가서 습득한 영어는 한국에서 영어책 한두 권을 외우면 되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저도 한국에서 하루 10시간 넘게 1년간 영어공부를 하고 해외 어학연수를 떠났지만 현지에 도착한 후 2주일 만에 귀국을 결심했었어요.
어학연수 기간에 조금 늘었던 영어 실력은 한국에 돌아오면 빠른 속도로 제자리를 찾아가게 마련이에요. 그래서 단기 어학연수보다는 하루에 몇 문장이라도 꾸준히 익히는 것이 훨씬 낫죠. 단순히 영어 환경에 노출시키는 수동적인 방법보다 자신에게 필요한 문장을 능동적으로 익히고 해외여행을 통해 실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어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문화와 다양한 경험도 얻을 수 있으니까요.
제가 영어책 다음으로 많이 보는 책이 위인전이에요. 어려운 환경에서도 훌륭한 업적을 남긴 위인에 대한 책을 많이 읽으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게 있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생각과 행동이 평범한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인내력과 향상심이 뛰어납니다. 저는 그런 태도를 배우려고 노력했어요. 결과가 아니라 의미에 가치를 두고 행동하면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믿거든요. 그래서 지금도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제 능력 밖의 범위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요. 그것이 영어공부와 직장생활을 16년간 병행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인 것 같아요. 저에게 영어공부는 시간을 내서 하는 자기계발이 아니라 일상의 일부니까요.
영어는 외국어입니다. 외국어는 원래 잘하기 어렵다는 걸 인정해야 해요. ‘영어를 너무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났으면 좋겠습니다. 현재의 여건에서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으면 영어공부도 즐거워질 수 있어요. 한국인은 한국어를 잘하고 영어는 나에게 필요한 분야만 집중적으로 연습하면 됩니다. 영어를 잘하고 싶은 욕구가 강할수록 오히려 영어를 더 못하게 만들게 되요. 영어에 대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영어는 공부가 아니라 생활습관이다’, ‘영어는 내가 필요한 부분만 연습하면 된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대한민국에 사는 평범한 직장인이 영어를 잘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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