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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어책 작가 문성현 Aug 20. 2018

최고의 듣기자료는 내가 연습한 자료다

영어회화 베스트셀러 작가가 말하는 직장인을 위한 영어공부법

우리 속담에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라는 말이 있죠. 원리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하는 영어듣기가 그렇습니다. 제가 영어공부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 CNN방송과 미국 시트콤 ‘프렌즈’ 의 음성만 녹음한 테이프를 1년 넘게 들었습니다. ‘하루 종일 듣고 다니다 보면 어느 날 귀가 뻥하고 뚫리겠지’ 라고 착각을 했습니다. 안타깝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영어를 듣기위해서는 내가 알고 있는 소리와 영어소리의 차이를 극복해야 합니다.
‘비타민(vitamin)’ 은 영어로 ‘바이러민’, ‘모델(model)’은 ‘마를’ 과 같이 발음합니다. ‘비타민’과 ‘모델’ 이라는 소리를 기대하면서 계속 듣기만 한다면 끝까지 모르는 단어가 됩니다. 두 언어의 소리차이가 큰 이유는 영어단어를 한국어소리를 기반으로 외웠기 때문입니다. 한국어와 같이 처음부터 영어를 영어의 소리로 익혔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독해식 영어교육이 낳은 부작용입니다. 알아듣지 못해도 눈으로만 이해하고 시험만 잘 보면 되니까요. 따라서, ‘한국식 소리’를 ‘영어식 소리’로 교정해야 영어단어를 제대로 들을 수 있습니다. 


            


안 들리는 자료  듣지 마라


식당의 TV에서 나오는 한국어 뉴스는 집중하지 않아도 쉽게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원어민이니까요. 우리말은 들으면 뇌에 곧바로 정보로 흡수가 됩니다. 영어도 흘려들으며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동시통역사나 원어민 수준의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영어를 배우는 단계에 있을 때는 영어를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발음교정과 반복적인 복습훈련으로 영어소리에 대한 식별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따라서, 초보자는 안 들리는 자료로 듣기연습을 하면 안 됩니다. 가끔 들리는 한두 개 단어로 내용을 유추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합니다. 아는 단어로 이루어진 문장인데도잘 들리지 않는다면 영어자막을 소리 내서 읽어보세요. 원어민의 소리와 차이가 많을 것입니다. 영어는 발성과 호흡등 발음현상이 우리말과 많이 다릅니다. 안 들리는 영어도 반복해서 들으면 점차 소리에 익숙해집니다. 그러나, 단순히 소리에 익숙해진 것을 듣기실력이 나아진 것으로 착각하고 계속 듣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상태에서 더 많이 들어도 의미가 이해되는 일은 절대 생기지 않습니다. 창문 사이로 도로의 소음을 매일 들으면 익숙해지지만 알아듣는 소리로 바뀌지는 않는 것처럼 말이죠.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영어식 소리로 발음교정 훈련을 하고 연습한 자료를 mp3파일로 변환해서 듣는 것입니다. 눈으로 이해하고, 입으로는 소리를 교정하고, 귀로 한 달간 반복해서 들으면서 뇌의 기억을 강화시킵니다. 우리 뇌에게 중요한 기억이라고 끊임없이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은 자신이 발음교정 연습한 자료만 듣습니다. 연습이 안 된 새로운 자료는 듣지 말아야 합니다. 안 들리는 영어를 계속 듣는 것은 시간낭비일 뿐 아니라 건강에도 해롭습니다. 한국식 소리를 영어식 소리로 바꿔야 들립니다. 자신이 훈련한 자료만 들으세요. 그러면 안 들리던 소리가 조금씩 들리게 됩니다. 
     


임계량을 채워야 저장된다


발음교정이 된 어휘가 머릿속에 축적될수록 듣기를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우리말로 외운 단어와 문장을 발성훈련으로 영어의 발음기호와 리듬에 맞게 교정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외운 것도 하루만 지나면 70%가 망각됩니다. 연습한 것을 복습하지 않고 새로운 것만 들으면 머리에는 들을 수 있는 자료가 하나도 남지 않습니다.
 
영어에서는 중학교 수준의 3,000개 단어로 90%의 일상대화를 이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영어 듣기가 안 되는 걸까요?
미국의 언어학자 에릭 르네버그의 연구에 따르면, 12세가 넘을 경우 외국어를 듣기위해 최소 100회 이상의 발성연습을 해야 소리가 소뇌에 저장된다고 합니다.
즉 3,000개의 필수단어를 듣기 위해서는
     
3,000단어 × 100회 연습 = 300,000회 연습
     
30만 번의 발성연습이 뒷받침 되어야 일상적인 단어를 들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매일 반복적으로 쓰는 말도 최소 수천 번의 연습량을 채운 것들입니다. 따라서, 영어가 안 들린다고 좌절할 것이 아니라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발성연습 시간을 늘리는 것이 현명합니다. 6개월이나 1년 만에 영어청취가 되지 않는 이유는 바로 반복횟수를 채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단어의 소리를 개별적으로 외울 것이 아니라 문장 안에서 다른 단어들과 어울려 어떤 소리로 변해서 발음되는지 확인하면서 발음교정을 해야 합니다.

100회를 한꺼번에 채우는 것보다는 시간차를 두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뇌는 새로운 지식을 장기기억으로 저장하기 위해 통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일종의 숙성과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따라서, 벼락치기로 공부하는 사람들은 영어를 잘하기가 어렵습니다. 시간 간격을 두고 연습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30분 동안 몰아서 하는 것보다는10분씩 3회로 나누어서 연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연습한 자료만 들어라


공신들에게 공부 잘하는 비결을 물으면 한결같이 ‘복습’이라고 말합니다. 서울대생 1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95%이상이 '복습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내용을 이해했다면 복습은 완전히 본인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영어에서도 복습이 중요합니다.
 
우리 뇌는 어떤 일을 회상하려고 할 때, 이미 저장되어 있는 다른 기억을 잊게 된다고 합니다. 뇌가 최근의 기억을 회상하려고 하는 순간 이미 저장된 기억과 경쟁을 벌이는 것입니다. 결국, 예전의 기억은 망각됩니다.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려고 하는 노력이 더 잊게 만듭니다. 기억을 뇌에 저장하려면 회상하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에 따르면, 학습 후 10분, 1시간, 1주일, 1개월을 주기로 4회 복습하면 90% 이상 기억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 달간 복습한 내용은 장기기억에 저장되고 그 기억은 잊히지 않고 6개월 이상 지속된다고 합니다.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공부를 많이 하는 것보다 공부한 내용을 주기적으로 복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자신이 영어식 소리로 교정한 자료를 머릿속에 저장해야 합니다. 애써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영어가 망각되지 않도록 반복적인 자극으로 기억을 강화시켜야 합니다. 연습한 자료를 한 달 동안 반복해서 들으세요. 걸을 때, 운동할 때, 친구 기다릴 때와 같이 자투리 시간에 들으면 효율적인 복습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반드시 자신이 연습한 자료만 듣는 것입니다. 새로운 자료를 들으면 자기만족은 되지만 실제로 얻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새로운 자료를 듣는 것은 뇌에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 와 같습니다. 자신이 연습한 것을 들으세요. 그러면영어청취실력이 많이 좋아집니다.


작성자 :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 저자 문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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