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서
Fucked up. 7시간 연강에 지치고, 참담한 소식에 수업을 하다가도 말이 꼬이고 있었다. 보드마카를 내려놓고, 불쑥 이야기했다. "오늘 백남기씨가 돌아가셨죠?" 그게 누구냐는 후속질문에 답을 하며 공권력과 강신명을 언급했고, 10분을 넘게 "개좆같은 새끼들"을 운운하며 욕을 했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인 이 밀레니엄 베이비들은, 말똥말똥한 눈으로 경청할 뿐 딱히 놀라지도 슬퍼하지도 않았다. 시민의 덕목과, 지난 4월 17일 새벽에 광화문에 갔던 이야기를 마저 하려다 갑자기 맥이 풀려서 그만두었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에 대한 문제지를 나눠주고, 강의실을 나와 담배를 연거푸 태웠다.
순간 지독하게 외로워졌고, 애인님 생각을 조금 하다가 어지러웠다. 모든 물체는 외부의 힘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관성에 의해 현 상태를 유지하려 한다. 살수차의 물대포가 없었다면, 계속 살아가고 있었을 어떤 시민을 생각했다. 순간 관성을 잃은 것처럼 어지러웠다. 지구가 세차게 회전하고 있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