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을 위하여 -
사위 녀석이 한다는 게 뭔지 몰라도, 무성은 요즘 떨의 합법화에 대해 치열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한 대 피면 괜찮아지려나. 천장을 바라보는 무성의 시선은 천장이 아닌 더 먼 곳을 향해 있었다. 4월 13일, 그 날은 계속해 무성을 옥죄어 왔다.
총선 당일, 병원에 드러누운 무성은 천장의 타일수를 세고 있었다. '1장, 2장......122장...어?' 더 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영 기분이 이상하다. 곧 총선 결과가 나올 것이다. 무성은 내심 160석 정도를 기대해보고 있었다. 여의도 연구소가 괴상한 소리를 했지만, 이 선거는 질 수가 없다.
6시가 되고, TV에선 출구조사가 나왔다. 그 믿을 수 없는 숫자에 무성은 거북목 교정이라도 하듯 고개를 쳐들었다. 거짓말이다. 거짓말이야! 유철의 똥씹은 표정이 저렇게 반갑지 않았던 적이 또 있던가. 옥새를 품에 안고 자갈치 시장에서 소주를 마실 적엔, 안주가 회였는지, 유철의 똥씹은 표정인지 기억이 안 날 정도였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에게 연대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보좌관들이 들어왔고,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신차려야 한다. 이러다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 어차피 대선은 5 대 5 싸움이다. 아니, 안철수와 문재인이 서로에게 힘뺀다면 내 쪽이 낫다. 일단은 집안 교통 정리가 필요하다. 반기문을 한 번 주저앉힐 것이다. DJ 첩자 노릇했다던 그 문건을 던져주리라. 오세훈도 죽고, 김문수도 죽은 마당에 딱히 누가 자신을 견제하겠나. 그런데 나 지금 살아있는건가? 무성은 자신의 목을 잠시 만져보았다.
윤상현, 이한구 이 개새끼들...! 서청원 그 노친네....! 그리고 그 여자까지....! 무성은 왕좌의 게임의 아리아 스타크라도 되는 양, 원수들의 이름을 곱씹고 또 곱씹었다. 분노에 잠겨있던 그에게 보좌관이 또 뛰어들어와 기사를 내밀었다. 사위 녀석 클럽도 있었던가. 허허, 웃음이 난다. 그와 총구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믿었다. 그런데 총구가 바라본 것은 자기자신이었다. 다시금 무성은 떨의 합법화에 대한 고민에 빠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