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독서모임에서 시작되었다』
어렸을 땐 책을 멀리하고 살았어요. 책과 친해진 건 서른 즈음이었는데, 막 취업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고 방황하던 시기였지요. 책은 나침반이자 친구였어요. 그땐 정말 책을 열심히 읽었는데, 혼자만 읽으니 재미도 없고 해석에도 한계를 느꼈어요. 그래서 함께 읽을 사람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인터넷 여기저기 독서모임을 검색했어요. 줄곧 눈팅만 하다가 한 게시물에 이끌려 충동적으로 독서모임 문을 두드렸지요. 그리고 많은 게 달라졌습니다.
독서모임을 시작한 지도 4년 정도 되었네요. 안 쓰던 글도 쓰기 시작하고, 혼자였다면 금방 지쳤을 책 읽기도 꾸준히 이어오고, 여러 소중한 인연들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했습니다. '한 권의 책을 읽고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이 단순한 일이 어느덧 제 삶의 귀중한 부분이자 앞으로도 계속 해나갈 꿈이 되었어요.
예전엔 없었던 게 생겨난 것인데, 제 안에 언제 씨앗이 심어지고 이만큼 자라났는지 모르겠어요. 그 열매 중 하나가 바로 이번에 출간된 『모든 것은 독서모임에서 시작되었다』란 책입니다. '하나의책'에서 열심히 책 읽으며 만난 회원분들과 함께 썼어요. 이제 막 취업한 신입사원부터 은퇴를 앞둔 직장인, 창업자, 엄마, 아빠 등등 3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이들이 독서모임을 통해 변화한 삶의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책입니다. 제가 담당한 부분(?)은 30대 직장인 이야기입니다.
지난 주말에 드디어 책을 받았어요. 감회가 새롭고 마음이 복잡하더군요. 막 엄청 대단하게 느껴지는 건 아니지만 신기하고, 주변에 출간 소식을 알리자니 쑥스러우면서도 뿌듯하고, 책들이 쏟아지는 세상에 폐지만 양산한 건 아닌가 하는 죄책감이 들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건, 여기 담긴 별것 아닌 이야기들이 소중한 삶의 고백이자 기록이라는 점이에요. 이 책엔 삶을 주어진 대로 살지 않고, 저마다 삶의 주인이 되어 살고자 애쓴 이들의 절절한 고백이 담겨 있어요. 문장마다 페이지마다 담겼을 마음 생각하니 한쪽 한쪽 귀하게 느껴지더군요. 소박하고 담백한, 어쩌면 대수롭지 않을 이야기에 여러분을 초대해봅니다.
『모든 것은 독서모임에서 시작되었다』
신재호/은가람/이계진/박용석/김정란, 하나의책, 2021
예스24: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170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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