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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크 Mar 29. 2023

홈쇼핑 욕설 논란을 보고 떠오른 이기적인 한 사람 -1

홈쇼핑 종사자로서 홈쇼핑에 대한 뉴스에는 언제나 관심이 많습니다. 요즘 한 게스트가 홈쇼핑 방송 중 욕설을 하여 논란이 되었는데요. 간단히 소개하자면 방송 중 매진이 되었지만 다음 방송이 여행 방송인 관계로 방송을 조기 종료 할 수 없는 것을 알게 되자 생방송 중 욕설을 했다는 것입니다. 논란을 차치하고 여기서 하나 배경 지식이 필요합니다. 왜 다음 방송이 여행 방송이라 조기 종료가 안 되는 것일까요?


저 같은 종사자들은 기사를 보자마자 '아 하필 다음 방송이 여행 방송이라 빨리 넘길 수 없었겠구나'하고 자연스레 이해를 하지만 홈쇼핑 시스템을 모르는 분들은 도통 무슨 소리인지 모르실 것입니다.


홈쇼핑 회사와 판매사 간 방송 수수료 협의 방식에 그 답이 있습니다. 보통 홈쇼핑 회사와 상품 공급업체는 두 가지 형태로 방송 계약을 합니다. 방송 중 발생한 매출에 비례하여 수수료를 정하는 방식 그리고 매출과 관계 없이 정해진 금액을 수수료로 정하는 방식이 바로 그것입니다.


홈쇼핑 회사 입장에서 매출에 비례한 수수료 즉 정률 방식은 매출이 잘 나올수록 높은 수수료를 받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매출이 잘 나오지 않은 경우에는 방송 원가에 못 미치는 수수료를 받을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매출과 관계없이 정해진 수수료 즉 정액 방식은 매출이 잘 나오지 않아도 최소한의 이익이 보장되는 수수료를 받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무리 매출이 잘 나와도 받을 수 있는 수수료가 정해져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홈쇼핑 회사와 상품 공급업체는 치밀하게 예상 매출을 계산하며 서로에게 최대한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수수료를 협의합니다.


보통 정액 방송의 경우는 정해진 시간당 수수료를 미리 정합니다. 60분 방송이 편성되었으면 60분 기준 수수료를 책정하는 방식입니다.


여행 방송의 경우 대부분 정액 방송 계약을 합니다. 일반적인 방송과 다르게 방송 중 구매 인원이 방송 후 변동이 심하기도 하고(방송 중에 4인 가족 예약을 했다가 방송 후 2인으로 변경하는 등) 각종 추가 옵션 등이 이후에 추가될 수 있는 상황에서 정확한 방송 매출을 산출하기 어렵다는 것을 홈쇼핑 회사와 여행사가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60분 방송을 정액 수수료로 계약했는데 앞 방송이 조기 매진이 되어서 15분 일찍 방송을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요? 일찍 넘어온 시간 15분에 기존 편성시간인 60분 방송을 하게 되면 총 75분 방송을 하게 됩니다. 여행사로서는 15분의 추가 수수료를 뜬금없이 더 부담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상치 못한 지출을 기분 좋게 생각할리 없고 계약상 문제는 물론이고 추후 홈쇼핑 갑질 문제로도 확대될 수 있어서 특히 여행 방송은 절대 편성 시간 이상 방송 하는 것을 홈쇼핑 회사 차원에서도 막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같은 사건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번 글을 쓰게 된 것은 그 진행자분을 다시 이슈화 시킨다던가 저의 의견을 말하려는 것이 아닌, 문득 예전 동료 한 명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생각보다 글이 길어져 에피소드는 다음 편에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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