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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크 Apr 28. 2023

아직도 홈쇼핑에 관심이 많으시군요

"안녕하세요? 브런치스토리를 보고 연락드렸습니다"


얼마 전 행사운영사라는 곳으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에서 주관하는 행사에서 강연을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강연이라 종종 하던 것이라 흔쾌히 수락을 했는데 주제를 꼭 '홈쇼핑'으로 해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홈쇼핑 커리어가 가장 길고 특히 브런치스토리 등 활동을 홈쇼핑 주제로 시작했던 저였지만 막상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은 난감해졌습니다.


제가 보고 들은 것들을 종합하면 현재 홈쇼핑 산업이 많이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습니다(물론 요즘 어느 산업이 쉽겠습니다만)


그래서 저 역시 최근에는 글이나 강연의 주제로 주로 라이브커머스나 이커머스 전반적인 것을 잡았기에 걱정이 앞섰습니다.  


"강연 대상은 어떻게 될까요?"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시고 홈쇼핑에 굉장히 관심이 많으신 대표님들이 150분 정도 들으실 거예요"


강연을 들으실 분들의 정보를 알게 되자 더욱 걱정이 앞섰습니다.


첫째. 진짜 홈쇼핑에 관심이 있을까? 지금처럼 분위기 안 좋은 때에?

둘째. 이런 상황에서 홈쇼핑에 대해 마냥 좋게 혹은 마냥 안 좋게 이야기하는 게 저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일단 하겠다고 했으니 강연 내용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결론은 현재 홈쇼핑 상황을 솔직하게 말하자 그리고 '모두가 공포에 질려있을 때 사라'는 주식 명언처럼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실패하지 않고 성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나름의 생각을 공유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또 바로 홈쇼핑에 진입하기 어려운 분들도 있을 테니 라이브커머스에 대해서도 전체적으로 짚어주자고 생각하니 어느 정도 강연의 흐름이 잡혔습니다.


사실 건방지게 홈쇼핑 성공 공식이라던지 라이브커머스 환경 분석 등을 할만한 능력이 있지는 않지만 많은 자료조사와 인터뷰 그리고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시간을 알차게 채울 내용들을 준비했습니다.


준비를 하면서도 마음 한편에는 유통업계에서 점점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는 홈쇼핑이라는 주제의 강연에 많은 분들이 참석을 할지 또 의욕적으로 강연을 들어주실지에 대한 걱정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원래 마지막 강연을 맡을 예정이었지만 감사하게도 주최 측에서 참석자들이 제일 집중력 좋을 첫 강연으로 바꿔주셔서 그나마 안심이 되었습니다.


준비한 강의를 시작했고 놀랍게도 150분이 넘는 분들이 참석하셨습니다. 많은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준비한 것보다 더 많은 내용을 더 열정적으로 전달했습니다. 시큰둥한 반응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정해진 시간을 넘길 만큼 질문도 많았습니다. 


주최 측의 간곡한 부탁으로 질의응답을 아쉽게도 중간에 끊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강연 후 제 연락처를 공유했는데 많은 대표님들이 홈쇼핑에 대한 질문이나 컨설팅 요청을 하셨습니다. 정말 한번 해보고 싶다고 적극 도움을 구하셨습니다.


누군가는 이제 정말 한물 간 산업이라고, 누군가는 끓는 냄비 속 개구리처럼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며 홈쇼핑 산업을 걱정합니다. 아니 조롱에 가깝다고 해야겠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아직도 절실한 커머스 채널이고 여전히 커머스 산업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홈쇼핑에 대한 여전한 관심을 체감한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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