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에 대한 글을 자주 쓰고 이메일이 공개되어있다 보니 종종 홈쇼핑을 궁금해하는 분들의 연락을 받는다. 그 중 대부분은 홈쇼핑 회사 입사를 염두에 두고 정보를 얻고 싶은 지원자들이다. 궁금한 것을 해소하기 위해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연락한 것이 대단하게 느껴져서 지금까지 모두 친절히 성심성의껏 답변을 해드렸다. 심지어 몇몇 분들은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하여 스튜디오 견학을 제공해드린 적도 있다.
몇 번 이야기는 했지만 홈쇼핑에 취업하고 싶은 지원자의 입장에서는 참 답답할 것이다. 취업 시장에서 홈쇼핑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작다 보니 얻을 수 있는 정보도 한정되어 있고 조언을 해줄 사람들도 부족하다. 나 역시 그런 과정을 거쳤기에 그들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현재 여러 홈쇼핑 회사에서 채용이 진행되고 있어서 현재 홈쇼핑 회사들이 가장 관심있어하는 3가지 키워드에 대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홈쇼핑 지원서 작성이나 면접 때 유용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내가 지원해도 괜찮은 산업일지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바일
현재 홈쇼핑은 단지 방송을 TV로 보고 결제만 모바일로 하는 '1단계 모바일화'를 거쳐 방송도 모바일로 시청과 결제가 이루어지는 진정한 의미의 모바일화를 꿈꾸고 있다. 단지 모바일 이용이 많아진 고객들의 트렌드를 따라간다는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SO에게 지급하는 송출수수료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아무리 홈쇼핑 회사가 장사를 잘해도 영업이익이 매년 고만고만한 것은 이 영향이 크다) TV 의존도를 줄이고 언젠가는 모바일만으로도 생존할 수 있는 홈쇼핑 생태계를 만들고자 함이다. 이를 위해 테스트 형식으로 진행해보던 모바일 방송의 영역을 매우 넓히고 있다. 현재는 각 회사 앱 내에서 진행되는 모바일 방송은 물론이고 네이버나 각종 소셜커머스 회사를 통해서도 폭넓게 모바일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모든 홈쇼핑 회사에 이 모바일 방송만을 위한 팀이 새로 꾸려졌을 정도이다. 다만 유통회사들이나 개인 쇼핑몰 등에서도 커머스를 위헌 모바일 방송을 시작한 터라 홈쇼핑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초개인화
홈쇼핑 방송이 트렌드에 가장 떨어지는 점을 하나 꼽자면 개인화 서비스이다. 현재는 개인화를 넘어 초개인화로 모든 것들이 변해가고 있지만 홈쇼핑은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 TV 방송이다 보니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방송을 제공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본인들이 원하는 것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고 다수가 보는 홈쇼핑 방송의 특성상 고객들의 모든 요구에 최적화된 방송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개인화 서비스의 영역에서는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물론 앱 내 아이템 추천, 혜택 추천, 영상 추천 등을 하며 홈쇼핑 계의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꿈꾸고는 있지만 그 추천 로직이 아직 세밀하지 않고 고객들 역시 홈쇼핑 앱 내에서 제공되는 개인화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아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현재 앱 내에서 시청하는 생방송 포맷의 변화, 상품평 추천 등의 개인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명확하지 않다. 홈쇼핑이 고객 개개인에게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아는 지원자가 있다면 어느 홈쇼핑 회사나 발 벗고 모셔가려고 할 것이다.
데이터
사실 아직까지도 홈쇼핑 방송은 데이터보다는 감에 의존해서 완성되는 경우가 많다. MD의 경험과 감으로 상품을 소싱하고 조건을 만들고 PD의 경험과 감으로 방송을 연출하는 식이었다. 문제는 이러다 보니 매출이 왜 잘 나왔는지 혹은 잘 나오지 않았는지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가 와서 매출이 잘 나왔다, 공중파에서
재미있는 것을 해서 매출이 좋지 않았다, 고객들이 명절에 돈을 많이 써서 매출이 좋지 않았다 등등 추측으로 방송의 성공 요인과 실패 요인을 찾았던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이런 성공 사례나 실패 사례가 데이터화 되지 않으니 이런 소중한 경험들이 축적되지 않고 방송이 끝나면 대부분이 잊힌다는 것이었다. 얼마 전부터 홈쇼핑 회사들은 데이터 기반으로 모든 업무를 진행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MD들이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을 소싱하거나 PD들이 동일 시간 방송들의 고객 유입 데이터를 기반으로 방송 연출을 고민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여전히 홈쇼핑이 데이터를 잘 활용하고 있거나 모든 업무가 데이터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모든 회사들이 데이터 관련 프로젝트팀 하나쯤은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홈쇼핑이 얼마나 데이터를 증요시하고 앞으로 업무에 적용할지 예측 가능하다.
산업이 쇠락할 때까지 느리게 흘러갈 것 같던 홈쇼핑 산업도 믿지 못할 만큼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저 TV 홈쇼핑 방송만 보고 지원을 결심했거나 TV를 중심으로 한 아이디어를 구상했던 지원자들은 막상 홈쇼핑 필드에 들어서면 본인의 예상과 너무도 다른 홈쇼핑의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짧은 글이었지만 홈쇼핑 회사들이 최근 가장 관심 있어하는 분야들을 다루어보았다. 채용시즌, 지원자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