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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크 Nov 24. 2021

말 많은 라이브커머스. 그래서 얼마나 커졌나

얼마 전 독자 한 분이 라이브커머스 회사에 지원 예정이라며 나에게 면접 전에 꼭 하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고 했습니다.


라이브커머스가 초창기에 비해 성숙했고 트렌드가 되었음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냐는 것이었습니다. 


막상 저조차 하도 주변에서 라이브커머스 이야기를 하니 유명해졌나 보다 하고 넘어갔지 그것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독자분의 질문 덕에 조도 라이브커머스가 초창기에 비해 정말 발전은 한 것인지, 정말 그렇다면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먼저 플랫폼들의 수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4~5년 전 홈쇼핑에서 제가 라이브커머스를 시작했을 때 홈쇼핑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대형 유통사들은 이런 라이브커머스를 하지 않았습니다.

홈쇼핑은 한 군데도 없었고 온라인 커머스를 하는 몇몇 회사에서 테스트성으로 해본 것이 다였습니다. 4~5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요. 제가 경험해본 라이브커머스 플랫폼만 5개가 넘고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거나 소개를 받은 플랫폼은 10개가 넘습니다. 떠오르는 플랫폼 나열해봐도 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민, 티몬, 홈쇼핑사 대부분, 그립, 11번가, 위메프 등등입니다. 그것뿐인가요. 뉴스에서 라이브커머스 혹은 쇼핑 라이브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하루에도 몇 개 회사가 라이브커머스에 뛰어든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격세지감입니다.


두 번째로 출연진을 보면 정말 그것이 느껴집니다. 홈쇼핑 회사에 있었기 망정이지 저도 처음에는 제가 출연할 뻔했습니다. 그나마 회사 소속 쇼호스트들이 출연을 해줘서 방송처럼 흘러는 갔지만 당시 초창기 다른 플랫폼들의 출연진들을 보면 정말 전문 방송인이 아닌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지금은 모바일 쇼호스트라는 이름이 생길 정도로 라이브커머스 출연을 위해 전문적으로 준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모바일 상황에 맞게 방송도 잘합니다. 급해서 MD가 출연하고 사장님이 출연하던 예전과는 너무 달라졌습니다. 오히려 요즘은 너무 전문적인 느낌이 진부하다며 예전처럼 MD나 사장님들을 출연시키곤 합니다. 또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연예인들이 먼저 컨택을 해오는 지금 라이브커머스 시장 상황은 제대로 된 출연자 하나 구하기 힘들었던 과거를 생각하면 정말 시장이 커졌음을 느끼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빠질 수 없는 매출입니다. 여전히 라이브커머스 매출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과거와 현재를 단순 비교하면 정말 많이 발전했습니다. 한 시간에 500만 원만 팔면 박수 치던 때가 있었는데 어느덧 1천만 원 이상 팔지 못하면 실패한 방송이 되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한 시간에 몇십만 원도 안 되는 매출을 손에 쥐는 방송도 많지만 고매출을 기록하는 방송의 빈도가 아주 서서히, 아주 서서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1억 매출 찍은 방송은 온갖 뉴스가 나고 다른 회사에서 전화를 불이 나게 받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5억은 팔아야 뉴스거리가 되는 시대가 왔습니다.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아직 초창기이고 커머스 채널로는 아직 성숙하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지겹습니다. 하지만 사실입니다. 홈쇼핑 TV 방송이나 온라인 커머스 페이지에서 하루 매출 등과 비교하면 정말 초라하고 진짜 커머스 방송이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저 역시 라이브커머스의 커머스 기능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었지만 이번 기회에 초창기와 지금을 비교해보니 정말 조금씩 조금씩 이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어차피 이것을 제 업으로 삼은 이상 커지길 바라는 것보다 제가 그것에 기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꾸준히 브런치 글을 쓰는 것도 아마 그런 이유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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