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린 애호박에 들깨가루 넣어 끓인 탕
가을에 뒤늦게 열린 호박은
다 자라서 익기 전에 서리 맞아 얼어버릴 테니까
서리 내리기 전 적당한 날에 따서 말려둡니다.
애호박의 크기에 따라서
반달 모양이기도 하고 긴 초승달 모양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애호박 말린 것을 호박고지라고 하는데
다른 풀 종류 말린 것에 비해 사용이 편해서 좋아요.
따뜻한 물에서 30분 정도,
찬물에서도 한 시간 정도 불리기만 하면 됩니다.
호박고지를 슬풋 한 주먹 꺼내면 2인분 정도 돼요.
이 호박고지를 불려서 물기를 꼭 짜고
취향에 따라 적절한 크기로 썰어둡니다.
저는 그냥 사용했어요.
원래는 들깨와 쌀을 갈아서 채에 걸러야 하는데
간단하게 하려고
물 2컵에 들깨가루 수북하게 두 숟가락,
쌀가루 수북하게 한 숟가락 넣고 대충 풀어놓습니다.
뚝배기를 중불에 달궈서
들기름을 두르고
호박고지를 볶습니다.
중간에 한식 진간장으로 간해주면서 볶아요.
볶던 호박고지에 가루류 풀어놓은 물을 붓고
푹 끓이다
자염으로 간 맞춰서 한소끔 끓이면 끝입니다.
구억배추 김치, 총각김치,
돼지감자 장아찌와 아기 고추 장아찌 무침,
구운 무산김으로 한 상 차렸어요.
저희 부부는 둘 다 김치 종류를 좋아하는데
맛은 어떤지 몰라도 일단 김치를 담을 수는 있게 돼서
이것저것 담았더니
상 차리기도 편하고 가짓수도 풍성해져서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