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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와서 가장 바빴던 때

by 무니

제 나이가 50이 가깝지만 살림이 미숙한데

거의 결혼과 동시에 시골로 와서

도시와 다른 살림의 방대함에 한참을 쩔쩔매야 했답니다.


이웃에서 나눠주시는 농산물들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지 몰라서


일단 냉장실, 냉동실에 꾸깃꾸깃 넣었다가

상해서 버리거나 청소하며 버린 적이 부지기수였고

재료가 있음에도 많은 끼니를 라면으로 해결하곤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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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골생활 6년, 결혼생활 7년이 되니

그나마 조금 늘어서


누가 배추를 주면 배추김치를 담고

누가 무를 주면 깍두기를 담고


말리거나 얼려 보관할 줄도 알고

요리법을 찾아서 버리는 것 없이 해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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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좋은데

그래서 너무 바쁩니다.


늘 해야 하는 일,

두 끼 식사 준비, 개들 산책, 개 밥 만들기, 청소, 빨래만으로도

늦잠 자고 손 느린 사람의 짧은 하루는 바쁜데

더해진 일 때문에 녹초가 되고


거기에 한 번씩 아프기도 해야 하고

다른 볼일이 생기기도 하니

요 근래는 저녁밥상만 물리면 곯아떨어졌었어요.




제가 늘 하는 말이지만

역시 사람은 뭘 할 줄 몰라야 됩니다.

그래야 몸이 편해요. ㅎㅎ


눈에 보여도 몰라서 못 하던 일이

할 줄 알게 되니 안 보이던 것도 보여서

일이 일을 낳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익숙해지면

이담에 텃밭 농사라도 지을 때 농사에 할애할 시간이 나겠다 싶네요.


쉴 때 마늘 까는 거 '도와준' 내신랑 천일동안 님 고맙고

이제 거의 갈무리가 끝나가니

여유 있게 내신랑과 동물 가족들 더 잘 챙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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