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배추로 김치를 담았더니
안 먹던 것에 빨리 적응하지 못 하는 내신랑 천일동안 님이
김치를 잘 먹지 못하는 것 같아서
일반 배추를 조금 사서 김치를 또 담았어요.
김장은 아니지만
육류 좋아하는 내신랑에게 김장 분위기를 내주고 싶어서
전지 한 덩어리를 같이 사다가 수육을 삶았습니다.
수육용으로는 삼겹살보다 전지가
살코기 부분이 많아서 좋더라구요.
고기를 물에 넣고 삶으면 되는 아주 간단한 음식인데
몇 가지만 주의하면 더 맛있게 됩니다.
냄비에 전지 덩어리가 잠길 만큼 물을 담아 불에 올려놓고
집에 있는 고기 냄새 잡아줄 재료들을 막 집어넣습니다. ㅎㅎ
저는 된장 두 숟가락, 청주 콸콸,
생강, 대파, 통후추, 월계수잎을 넣었어요.
사진의 대파 아래쪽에 하얀 덩어리가 보이는데
저건 돼지비계입니다.
물에 미리 돼지비계나 껍질을 넣고 끓이면
거기서 나온 기름기가 살코기 많은 전지를 더 부드럽고 맛있게 합니다.
또 하나의 팁은
저 재료들을 넣은 물이 팔팔 끓을 때 전지 덩어리를 넣는 것이에요.
고기의 맛이 물에 빠져나가면 안 되니까
물이 팔팔 끓을 때 전지를 넣고
넣은 후 다시 팔팔 끓으면 중불로 줄여
뚜껑 덮고 최소 한 시간 이상 삶습니다.
저는 이웃 어르신이 주신 삼겹살 덩어리가 있어서
같이 넣고 한 시간 20분 동안 삶았어요.
압력솥에서는 40분 정도 삶으면 되는데
제가 압력솥 사용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마지막 팁은 건져서 찬물에 헹구지 않는 것입니다.
삶은 물속에서 잘 흔들어 통후추 같은 것 떨어뜨리고
그대로 썹니다.
뜨거워서 저는 집게로 잡고 썰어요.
내신랑은 육류를 너무 좋아합니다.
사진 찍는 사이를 못 참고 젓가락 들고 있네요.
저는 채식을 위주로 하지만 내신랑의 식성에 대해 간섭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각시가 삶은 수육이 제일 맛있다는 내신랑을 위해
밥도 안 하고 고기만 엄청 삶아서
그걸로 배부를 때까지 먹을 수 있게 똭!!
해줄 땐 화끈하게 확~ ㅎㅎ
모처럼 맥주 한 잔에 좋아하는 수육 실컷 먹고
내각시 최고, 수육은 역시 내각시, 배불러 죽겠다를 외치다
스르르 잠든 내신랑이
고기 생각이 덜 나도록 채식 음식에 더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