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남편

by 무니

저는 나물을 좋아하고

내신랑 천일동안 님은 육류를 좋아합니다.


저는 예쁜 옷을 좋아하고

내신랑은 싼 옷을 좋아합니다.


저는 미드를 좋아하고

내신랑은 한드를 좋아합니다.


저는 스파이물을 좋아하고

내신랑은 좀비를 좋아합니다.


우리는 취향이 많이 다르지요.



취향을 얘기하기 이전에

내신랑은 제 눈에 못마땅한 면이 많습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너무 많이 먹어요.


정리정돈과는 거리가 멀어요.


집에 있으면 등을 방바닥에서 떼질 않아요.


운동을 같이 하면 좋겠는데 절대 안 해요.



우와~ 안 맞아도 너~~~무 안 맞아!!!


내신랑 역시 제가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겠죠?



그래도 저희 부부는 사이좋다는 말을 듣습니다.

1년에 한 번 정도 싸우기도 하지만 금방 화해하고

내신랑이 쭉 집에 있을 때에도

웃음이 끓이지 않고 재미나게 지냅니다.


그래서 비결을 묻는 분들이 많은데

저희는 각자의 인생을 인정하고 존중합니다.

대화하고 관찰해서 이해할 수 있는 건 이해하고

이해 안 되는 건 그냥 인정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을 내 스타일로 바꾸려 하지 않고

본인 스타일의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부부는 반쪽이 만나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하나와 하나가 만나 나란히 걸어가는 인간관계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표고목으로 쓸 참나무 벌채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