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박도 재래종이 있는지 알고 계셨어요?
저는 시골 오기 전엔 몰랐어요.
게다가 단호박이 맷돌호박처럼 큰 게 있는 줄도 몰랐어요.
예전에 토종씨앗 카페에서 나눔 받은 호박 씨앗이 있어서
올해 음식물 쓰레기 버린 곳에 심었는데
통 열매가 달리지 않아서 실패한 줄 알았다가
나중에 보니 감나무에 하나가 매달려 있더라구요.
내신랑 천일동안 님이 감나무 앞에 뭘 쌓아두어서
안 보였던 거예요.
그런데 이게 다 큰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도 껍질이 누렇게 되지 않는 걸 보고
단호박인가 보다 했답니다.
사람 머리보다 더 큰 단호박이라니... ㅎㅎ
이 큰 단호박을 내신랑에게 잘라달라고 해서 냉장보관하고
그중 하나로 호박범벅을 끓였어요.
요즘은 호박범벅에 이것저것 넣지만
단호박만 들어가는 초간단 호박범벅입니다.
단호박 한 주먹 정도의 껍질과 속을 벗기고 얇게 썰어
냄비에 넣고 물 한 컵을 붓고 끓입니다.
5분 정도 끓여 단호박이 익으면
핸드믹서로 갈 거나 으깨는 도구로 으깹니다.
저는 씹히는 맛이 좀 있도록
으깨는 도구로 대충 으깼어요.
거기에 찹쌀가루 50ml를 뿌려줍니다.
그럼 가루가 뭉치는 것들이 있는데
그게 다 익을 때까지만 끓이면 끝이에요.
제가 사용한 단호박은 좀 덜 달아서
유기농 황설탕으로 단맛을 좀 맞췄습니다.
긴 겨울밤 야식으로
뜨끈하고 달달한 단호박 범벅
간단하게 끓여서 드셔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