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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가르침은 나의 행동.

by 무니

내신랑 천일동안 님은 동물의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동물의 복지까지 챙기는 편은 아닙니다.


내신랑 눈에

개들 밥을 만들어 먹이고

매일 산책을 시키는 저는

좀 유난스러운 사람이었지요.


하지만 각자의 인생에 참견하지 않는 저희 부부 특성상

하지 말라는 말은 안 합니다.

저 또한 동참하라는 말은 하지 않고

그냥 때 되면 다녀오마고 말하고 개들과 산책을 갑니다.


다만, 저 혼자 큰 개 두 마리를 차례로 산책시키자니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말을 하거나

집 없는 개들과 마주쳤을 때 무섭다는 말 정도 하고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TV 프로그램을 같이 보는 정도.



그러자 어느 때부터

집에 있는 날이면 한 번씩 같이 나가주더군요.


저는 그 덕에 제가 얼마나 편한지

얼마나 안심되는지

같이 가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폭풍 칭찬과 감사와 사랑을 표현했습니다.


각시가 좋아하니 마지못해 가끔 가기는 하지만

빨리 끝내고 빨리 오고 싶어 하던 내신랑이

요즘은 느긋하게 산책을 같이 즐기고

산책이 끝나도 마당에서 같이 놀아주기도 합니다.



뿐만아니라

몇 년째 제가 개 산책시키는 걸 봐오신 마을 어르신도

산책을 시키시진 못하지만

저녁이면 마당에 풀어놓아 주신다고 하시더군요.



변화는 본인 스스로 하는 것이지

누군가가 잔소리하고 화내며 가르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좀 오래 걸려도

보고 감동하거나 깨달은 바가 있어

스스로 바뀌는 것이 제대로 된 변화며

그렇게 나의 행하는 모습을 통해 전달하는 것이

제대로 된 교육, 가르침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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