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된 지난번 집 자리에 마을에서 신축을 하면서
도로도 만들고
구거 공사도 새로 합니다.
저희도 진입로로 써야 하는 도로이고
저희 집에도 영향을 주는 구거인데
저희에게 비용 부담을 주지 않으시려고
마을에서 다 해결해주시는 감사한 상황입니다.
그게 다 결정되거나 실행되어야
저희 공사를 진행할 수 있어서 기다려야 하지만
그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죠.
기다리는 동안 손 놓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 먹고 있는 샘물이
산 위쪽에도 고이는 곳이 있다는 어르신들 말씀에
산에 올라가 예전 집 자리를 확인했는데
가물 때라 샘이나 물길은 찾을 수 없었어요.
뭐 어차피 저희 뒷산에는 계곡이 있는 게 아니라
땅속으로 흐르는 물이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샘은 만나기 힘들어요.
그래도 물 중에 제일 좋은 물이 흙 속을 흐르는 물인데다
저희 땅에 둠벙이 이미 있으니까 괜찮습니다.^^
그동안 보면서 위태위태했던 통신주와
신축될 두 건물의 어중간한 위치에 있던 전봇대도 이전했고
각자 자료 찾아보고
둘이서 토론하며
그림으로 집을 몇 십 채씩 지어본 끝에
드디어 둘 다 동의하는 설계 도면도 나왔어요.
며칠 전 일 봐주러 서울에 갔던 내신랑 천일동안 님은
이사하는 친구들이 정리한 가구를 잔뜩 싣고
오늘 저녁에 내려왔어요.
딱 집 모양만 만들고
내외장 인테리어는 거의 못 하는데
우선 쓸 것들이 생겼으니 잘 됐지요.
다음 주엔 마을 공사에 진척이 있을 것 같아
저희 일도 발걸음을 뗄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