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 있던 유일한 다년생 작물인 부추를
임시로 스티로폼 상자에 담아뒀어요.
올해는 이래저래 바빠서 산나물 반찬을 다 놓쳤는데
눈앞에 있는 건 챙겨 먹으려고
찬밥 남은 걸로 죽부터 끓여먹었습니다.
쌀로 죽을 끓이려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서
아파서 끓이는 것 아니면 주로 찬밥으로 끓입니다.
생쌀은 불렸다가 참기름에 볶고
끓는 물을 부어 한 시간 정도 끓여야 하지만
찬밥으로 끓이면 금방 완성되거든요.
저희 부부는 밥 한 공기로 죽 끓이면
둘이 먹기 딱 좋아서
밥 양의 5배쯤 되는 옥수수차에
잘라서 말린 표고버섯 넣고
애호박 고지도 작게 부셔 넣고 끓입니다.
물이 충분히 끓어 말린 것들이 부드러워지면
찬밥을 넣고 풀어가면서 또 끓이지요.
원하는 만큼 밥이 풀어졌다 싶으면
취향대로 자염이나 한식 진간장으로 간하고
불을 끈 다음
부추 넣고 저어주면
잔열에 부추가 익습니다.
저는 밥이 남으면 냉동해뒀다가
일찍 일어난 날 아침 식사로 죽을 끓여 먹습니다.
빠르고, 쉽고, 든든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