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크로 '투병기'라는 말을 붙이려니 안 어울리는 것 같지만
달리 적당한 단어가 없어서...^^
제가 통증을 한 달 정도 참았어요.
진작 병원에 가서 디스크인 줄 알았더라면 달리 치료했을 텐데
실컷 고생하면서 병을 키운 후에야 병원에 갔네요.
요즘은 디스크가 자연치유 된다는 게 많이 알려져 있지만
수술을 꼭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저처럼 디스크로 다리가 아픈 경우 중 상태가 심한 경우에는
수술하지 않으면 다리가 마비된다고 하는군요.
담당의는 제 상태가 수술을 할까 말까 싶은 상태라고 그랬어요.
MRI로 보이는 상태는 수술이 필요한데
촉진해본 상태는 안 해도 될 것 같은 애매한 상태.
하지만 평균수명으로 볼 때 아직 젊은 나이라
수술을 권하지 않고 제일 아래 단계의 치료부터 해보고 싶다고 그러셔서
동의하고 주사 치료를 받았어요.
디스크는 주삿바늘로 찌르는 것도 좋지 않다고 하지만
상태가 상태이니만큼 그것도 안 하겠다고 할 수는 없었어요.
다행히 주사의 효과가 좋아서
시간차를 두고 세 번의 주사를 맞고 치료를 끝냈습니다.
귀농했거나, 자연스러운 삶 어쩌고 하면
병원 가는 걸 안 좋아하는 분들이 많고
저도 그래서 병원에 안 간 줄 아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 병원 좋아합니다.
어려서부터 몸이 약해 자주 들락거리다 보니
병원이 이웃집 같고
특히나 한의원은 너무 편해해서
들어가기만 해도 아프던 걸 잊어버릴 정도입니다.ㅎㅎ
미련해서 병원 갈 일인 줄 몰라 안 간 거지
가기 싫어서 안 간 게 아니에요.
증상에 따라 양한방 병원 중 한 곳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게 좋고
치료를 받을 때는 전적으로 의사를 믿고
의사 말에 잘 따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담당의는 3주 이상 입원하기를 권했지만
입원비도 부담스럽고
방에 혼자 있을 히쭉이도 걱정돼서
담당의와 상의해 10일 만에 퇴원했어요.
하지만 집에 가서도 병원에서처럼 꼼짝 말라는 담당의의 지시를 따라
2주 동안 정말 꼼짝도 안 했습니다.
청소 못해 더러운 방도
일하고 와서 힘들 텐데 저녁밥 하는 내신랑 천일동안 님도
더러운 동물 가족들 밥그릇도
산책 가고 싶다고 애원하는 진돗개들 눈망울도...
다 안 보이는 척하고 꼼짝없이 누워있었죠.
의사가 움직이지 말랬으니까요,
잠시 마음 약해져 움직였다가 다시 입원하면 안 되니까요.
2주 후 병원에 갔을 때
담당의는 이제 병원에 오지 않아도 좋다고 했습니다.^^
입원했던 날로부터 한 달이 지났네요.
가만히 누워있어도 아프던 통증은 거의 없어졌고
일상생활도 거의 대부분 가능해졌습니다.